어떤 대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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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인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493회 작성일 20-04-18 21:59본문
어떤 대변자
나는 그 사람의 왕당파가 아니다.
엑세스권에서 자주 만났을 뿐이다.
언제나 비아냥거리는 언사와
경멸스런 안광(眼光)으로 쏘아 볼 때면
나는 얼른 고개를 돌린다.
스스로 성군(星群)의 옥좌에 앉은 양
호령과 명령어를 난발할 때면
항문(肛門)근처 분변이 멱통까지 역류한다.
야비한 눈동자에는 매정함이 굴러다니고
남을 업신여기는 미간에는
금수(禽獸)의 굵은 눈썹이 곤두선다.
그의 뇌를 조종하는 지시어는
어디로부터 탁송(託送)된 수취물이다.
동시대에 형성 된 도덕의식은
복원이 불가한 새까만 절망이다.
그의 새빨간 언어는 잃어버린 사회의 찌꺼기들이고
내가 그의 생각에 침을 뱉는 건
오제(吾儕)들의 미래를 사라지게 해서다.
오늘도 그 사람이 화면(畫面)에서 주절거린다.
익은 얼굴이 아니라 손질된 낯이다.
만지작거리며 내뱉는 활자들은
내 눈앞에서 창밖으로 황급히 도망친다.
나는 그에게 일말의 기대도 없다.
나의 심장(心臟)은 이 땅에 존재하지 않는다.
나만 아는 장소에 숨겨두었다.
저 사람은 나에게 아무개일 뿐이다.
2020.4.18
댓글목록
책벌레정민기09님의 댓글
책벌레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깊은 묘사에
탁월한 언어가 좋습니다.
좋은 한 주 보내시길,
노정혜님의 댓글
노정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씨앗은 좋은 열매을 맺죠
꼭 그런 사람이 한둘은 있습니다
좋은 말은 제일 먼저 말 하는 자신이 제일 행복한데
습관입니다
눈과귀 입이 비뚤어진 사람
감사합니다
藝香도지현님의 댓글
藝香도지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쩌다 누구의 대변자가 되었는지
예전엔 얼굴도 그러지 않았는데
지금의 얼굴을 보면 참으로 보기 싫게 생겨
그 얼굴을 쳐다보기도 싫답니다
공감하는 작품 감사합니다
비 오시는 저녁입니다
남은 시간도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박인걸님의 댓글
박인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다녀가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행복한 저녁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