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두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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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인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867회 작성일 20-04-22 19:16본문
운두령
령(嶺)을 넘는 차량들 뜸하다.
처음 보는 수목들이 손을 흔들고
산 벚꽃 안개 되니 여기는 별천지다.
오늘따라 산바람은 숲 속에 몸을 숨겼고
령 위에는 지친 구름이 가던 길을 멈추었다.
봉평으로 가는 길은 거꾸로 쏟아지는데
한쪽으로 쏠리는 몸을 차창에 맡긴다.
돌고 돌아도 데자뷔 같이 나타나는
셀 수 없는 굽잇길에서 지난 궤적을 회상한다.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를 외치다
공비의 손아귀에 숨을 거둔 승복이 넋은
지금쯤 어디서 방황하고 있을까.
산비탈을 붉게 물들인 산철쭉 꽃이
소년의 핏물 같아 굳어진 가슴도 저미다.
윤기 도는 떡갈나무 잎들이 바람에 출렁일 때
그 세련된 아름다움에 성대가 까무러친다.
길가에 돋아난 연둣빛 새잎들이
스치는 바람에 몸서리치니 괜히 미안하다.
4월 햇살은 윈도우를 뚫고 들어와
눈꺼풀위에 앉아 아래로 쓰다듬어도
네비게이션 친절한 아가씨는
내 손을 잡아끌고 속사 나들목으로 달린다.
풀잎 향은 아직도 나를 따라온다.
2020.4.11
댓글목록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정심 김덕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를 외치다
공비의 손아귀에 숨을 거둔 이승복
이제는 잊어진 옛말로 되어버린 현실
참으로 죽음이 헛되어진듯 느껴지는
마음 아픔이 제게 옵니다.
귀한 시향에 머물다 갑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건강하셔서 따뜻한 봄날 되시기 바랍니다.
안국훈님의 댓글
안국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요즘 강하게 부는 봄바람에
한기를 느끼게 되지만
풀내음 묻어나는 부드러움도 좋습니다
봄비 머금은 연두빛 녹음 물결 따라
오늘도 고운 봄날 보내시길 빕니다~^^
책벌레정민기09님의 댓글
책벌레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묘사의 깊이!
잘 감상하였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藝香도지현님의 댓글
藝香도지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운두령을 넘으셨군요
이승복의 외침처럼 정말 공산당을 싫어요
강풍이 불어오는 가운데에도
봄꽃은 피어나고 잎도 초록을 더해가죠
귀한 작품 감사합니다
남은 시간도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박인걸님의 댓글
박인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운두령은 강원도 평창군과 홍천군 내면의 경계에 있습니다.
위로 계방산이 있구요.
지금은 속사리와 내면사이에 터널이 생겼더군요
운두령은으로 넘는 길을 꼬불꼬불 재미있고 무섭습니다.
이곳에서 울진 삼척 무장공비가 출현 했을 때 화전민 가정에 공비가 처들어가서
이승복 어린이가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라고 해서 공비가 입을찢고 가족 세 명을 죽였습니다.
그곳에 지금도 기념관이 있으나
반공 이데오로기가 무시를 당하는 관계로 찾는 이들 없이 쓸쓸합니다.
그 때 죽은 어린이와 그 가족이 많이 불쌍합니다.
노정혜님의 댓글
노정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잊고 있습니다
그때를 되 살려 주셔 감사합니다
이승복과 가족
넋이 편히 잠들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