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안 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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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안 부두
휴일 오후
여객선 터미널에서
책을 읽는다
승강대 방향으로 말없이 걸어가는
사람들의 손에 쥐어진 승선표
어디론지 떠나야 하는 이정표에서
못다한 수많은 언어들이
물결 위에 흩어지고
갖가지 상념의 얼굴들이 스쳐간
유리창 밖을 바라보며
보랏빛 스카프의 여인은 쓸쓸히
멀어지는 사내를 향해
손을 젓는다
내리는 안개비 속에서
소리없이 배회하는 남모를 사연
기울어지는 책속의
무기력한 활자로 대신할 수는 없는
목마른 사연들은
그들이 떠난 후
먼 수평선으로
점점이 멀어져 간다
추천1
댓글목록
책벌레정민기09님의 댓글

깊은 문장력이 다가와
참으로 좋습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노정혜님의 댓글

고운 시향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