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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두려움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박인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757회 작성일 20-04-28 06:49

본문

어떤 두려움

 

해는 그 길로 걸어 방금 산을 넘었다.

밀려온 어두움이 골목을 덮으면

가던 바람은 길을 잃고 방황한다.

병정처럼 늘어선 전봇대가 불을 밝히면

사람들은 제각기 바쁘게 돌아가고

어둑한 주차장에 나 혼자 우두커니 서있다.

건너편 아파트에 불이 켜지고

꽃 잎 떨어진 마을 공원에도 인적이 끊겼다.

아직은 차가운 바람이 볼을 스칠 때

그때의 두려움이 숨겨둔 뇌리를 건드린다.

그것은 언제나 이런 분위기에서 일어나는

만성 조울증 같은 것인지 모른다.

나의 낡은 구둣발은 연신내 둑을 걸었고

안주머니에는 지폐한 장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봉천동 가는 버스는 두 번 갈아타야 했는데

고작 구멍 난 토큰 하나가 날 쳐다봤다.

나름대로의 포부(抱負)를 자랑스럽게 여기며

근근이 고학으로 학문을 습득하던 때

허기진 창자가 파전 한 장을 원했으나

소원을 채워 줄 동전 몇 푼이 없었다.

사람으로서의 품격을 갖추는 기간은

소유를 투자해도 아깝지 않았으나

가난의 골짜기를 통과하는 시간(時間)

바늘로 손톱 밑을 파내는 아픔이었다.

지금도 어둠이 길 끝에서 밀려올 때면

어떤 두려움은 연신내 둑길에 나를 세운다.

2020.4.28


추천1

댓글목록

백원기님의 댓글

profile_image 백원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두려움을 경험한 뒤에는 재차 비슷한 상황이 오게되면 불안한 마음은 또 다시 고개를 들고 긴장시키나 봅니다.

홍수희님의 댓글

profile_image 홍수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 편의 짧은 소설을 읽고 있는 기분으로 감상했습니다.
아니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게 되네요...;;
감사합니다. 다가오는 5월도 행복하세요^^

노정혜님의 댓글

profile_image 노정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옛날 버스비가 없어 먼길을 걸어서 다녔습니다
추운날 한시간 걷는것은 보통이었습니다

콩나물 시루 같은 버스를 탈 수 있는날 
한달에 몇번도 안됐습니다
그때가 생각나네요
깊은 시향 감사합니다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profile_image 정심 김덕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요즘 어두운 길은 너무 두렵습니다.
예전겉지가 않은 듯 싶습니다.
어둠이 길 끝에서 밀려올 때면
어떤 두려움은 연신내 둑길에  세운다는데
동감하면서 귀한 시향에 머물다 갑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남은 사월도 건강하셔서
행복한 봄날 되시기 바랍니다.

박인걸님의 댓글

profile_image 박인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다녀가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5월을 맞을 채비들 하시고
고운 작품들 많이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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