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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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로에서
저 거리에서 그토록 펄럭이던
주장(主張)의 깃발들이 사라졌다.
연일 내뱉던 확성기소리는
도시 비둘기처럼 날아가 버렸다.
어떤 노인들의 핏대 세운 목소리도
맑은 하늘이 빨아드렸다.
말끔히 수리된 아스팔트 위에는
쏟아진 태양빛이 앉아서 논다.
며칠 전 내린 비에 가로수 함초롬하고
누군가가 심은 꽃이 요괴(妖怪)롭다.
푸른 사람들 신(神)오른 듯 내달리고
도시형 미인들 어깨에는 자신감이 넘친다.
이순신 장군은 어떤 사색에 빠졌고
세종대왕 너무 늙어서 난독(難讀)중이다.
꼬리를 맞문 차량들 엉금엉금 기지만
북적이는 도시가 활화산 가까이 선 기분이다.
오랜만에 지나치는 이 거리가 맘을 끈다.
인간을 풍요롭게 하는 서울이 난 좋다.
인류 최고의 발명품은 도시일거다.
대한민국의 심장(心臟)이 여기서 뛰고
여기서 보낸 문명(文明)이 지구를 돈다.
나는 서울에서 인간(人間)이 됐다.
세종로에 서면 박동(搏動)이 춤을 춘다.
맞은 편 간판 여배우가 날 반긴다.
2020.5.5
댓글목록
책벌레정민기09님의 댓글

묘사의 깊이가 남다릅니다.
문운과 건강을 기원하며,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노정혜님의 댓글

깊은 시향 감사합니다
인구 70%가 사는곳
정과 풍요와 꿈이 있습니다 나라의 주춧돌이죠
희망이 있고 희망이 자라는 우리 서울이길 소원합니다
백원기님의 댓글

추억의 거리 세종로를 걸으셨나 봅니다. 지금은 조용한 사색의 거리, 젊음과 꿈이 생동하는 넓은 길이였으면 합니다.
藝香도지현님의 댓글

모처럼 세종로를 나가셨군요
정말 세종로는 나라의 심장이기도 하고
세계의 중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죠
그리고 젊은이의 거리기도 하답니다
고운 작품 감사합니다
남은 시간도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세종로에 섰습니다.
대한민국의 심장부인 세종로
세종로에 서면 박동이 춤을 추고
저도 설레는 마음으로 세종로에 서게 됩니다.
귀한 시향에 머물다 갑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어린이 날
행복하고 즐거운 날 되시기 바랍니다.
안국훈님의 댓글

대한민국의 상징이 된 세종로
그곳에 가면 과거가 보이고
현실을 느끼고
우리의 미래가 보이지 싶습니다
행복한 오월 보내시길 빕니다~^^
박인걸님의 댓글

다녀가신 분드께 감사드립니다.
건필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