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상(哀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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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인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414회 작성일 20-05-11 06:56본문
애상(哀想)
목단(牧丹)은 지고 없습니다.
흐린 하늘에 보슬비만 안개처럼 내립니다.
우산도 없이 비를 맞으며
풀빛 짙은 오솔길을 걷고 있을 때
끊어버리지 못한 지난날의 조영(照影)이
내 발자국을 귀찮게 따라옵니다.
소만(小滿)추위에 늙은이 가슴이 시린데
차가운 바람에도 찔레꽃은 불타고
방금 떠난 여객기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긴 울음만 토하며 관악산을 넘었습니다.
어물거리는 사이에 이런저런 기회는 떠나고
텅 빈 가슴 허전하고 우중충한데
짝 잃은 새마져 우니 가슴이 아립니다.
우울증이나 기분 장애에 꿰이거나
오래 된 사랑을 도둑맞지도 않았는데
비라도 내리는 날에는 마음이 슬퍼집니다.
그것은 아마도 가슴속에 숨겨져 있는
지우지 못한 편린(片鱗)들이
가시를 곤두세우고 심장을 찔러서일 겁니다.
오늘은 거꾸로 매달린 잎들도 슬퍼 보입니다.
2020.5.10
댓글목록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정심 김덕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목단은 지고 없습니다.
흐린 하늘에 보슬비만 안개처럼
내리는 날은 정말 외로움이
절로 찾아 옵니다.
모두 슬퍼 보이는 날을 저도 생각이 나
동감하면서 귀한 시향에 머물다 갑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한주가 시작되는 월요일 아침입니다.
행복하고 따뜻한 날 되시기 바랍니다.
책벌레정민기09님의 댓글
책벌레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깊은 시심,
머물며
인사드립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안국훈님의 댓글
안국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엊그제만 해도 목단꽃 피나 싶더니
어느새 진 모습만 보입니다
함박꽃이 하나 둘 그 자리 대신하려듯
봄비 머금은 채 피어나고 있습니다
고운 오월 보내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