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성(致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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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인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641회 작성일 18-03-04 07:34본문
치성(致誠)
어머니는 서낭당에 절을 했다.
삶이 고달파 신령의 도움이 절박했다.
아직은 젊은 아낙네지만
살아온 길이 녹록치 않아서다.
산골 소년은 퀭한 눈빛으로
치성을 드리는 어머니 곁에 서서
살림살이가 나아지길 빈다는 것을
어렴풋이 읽을 수 있었다.
아버지는 목상을 하다가 망했다.
초가집은 오른 쪽으로 기울고
비가 오면 안방에 양재기를 놓아
떨어지는 물방울을 받았다.
자식 중 한 명은 굶주리다
몹쓸 병을 앓아 꽃을 피우지 못하고
산도라지 곱게 핀 돌 각담에
산비둘기 우는 날 묻었다.
어머니 가슴에는 깊은 골이 파였고
눈앞에는 절벽이 곤두 서 있어
오르기엔 도무지 가능치 않아
썩은 동아줄이라도 붙잡는 심정이었다.
2018.3.4
댓글목록
안국훈님의 댓글
안국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예전에 가족의 행복과 건강을 위해
할머니와 어머니의 치성으로 채워졌습니다
바삐 사노라면 간절함도 잊게 되지만
기도할 수 있는 게 무엇을 두려워하랴 싶습니다
고운 휴일 보내시길 빕니다~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정심 김덕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운 시 치성에서 믿음이 없는 삶을
생각하며 감상 잘 하였습니다.
시인님 감사를 드립니다.
행복한 휴일 저녁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박인걸님의 댓글
박인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두분 시인님 댓글에 감사드립니다.
제가 열살 쯤에 제 모친은 서낭당세서 치성을 자주 드렸지요.
그러나 가난과 재앙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동네 교회 집사님이 제 모친을 전도하여 신앙을 가졌고.
그 후 놀라운 복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노정혜님의 댓글
노정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주신시향에 감명을 받았습니다
제 어머니도 장독위에 정화수 한사발로 지성을 많이 들였습니다
그 지성으로 제가 시 마을에 시인님들의 시향을 즐길 수 있음인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건안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