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歲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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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歲月)
각양각색의 나뭇잎들은
이전에 피었던 잎들을 기억하지 못한 채
흘러가는 시간 속에 자신 있게 일어서고 있다.
맞붙은 틈을 벌리고 시간을 들여다보면
고뇌하는 늙은이가 슬픈 표정으로 서 있다.
눈물이 흐르는 강을 거슬러
땀방울이 쏟아지는 꿀을 빨아먹으며
어느 너덜겅 끝자락에 이르러
노인은 한 그루 고사목 되어 눕는다.
시간은 세월이라는 다른 이름으로
첫 울음을 터트리던 날부터
소리 없는 스톱워치가 입력되어
회전기기에 구동된 채 피댓줄에 감겨 돈다.
연년(年年)은 빙글빙글 돌고
일월은 정신없이 뛰다 초시계가 서면
피댓줄은 끊어져 튕겨나가고
늙은이는 그 자리에 주저앉는다.
찔레꽃 향기 옛 추억까지 싣고 오는데
입력 된 내 시간의 비밀이 무척 궁금하다.
2020.5.24
댓글목록
종달bird님의 댓글

저도 제 시간이 무척 궁금하답니다.
시계의 눈금이 어디까지 왔는지 알고 싶어요.
모두 다 내일을 모른 채 살아가고 있지요.
세월의 바퀴 안에서 빙글빙글 돌면서요.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좋은 시입니다.
삶을 돌아보고
오늘을 생각하고
내일을 기다리게 하는 시,
오래 머물면서 행복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책벌레정민기09님의 댓글

깊은 표현의
시심에 머무르니,
마음에 힐링이 되어
날아갈 듯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藝香도지현님의 댓글

회전기에 감긴 피댓줄처럼
그렇게 돌도 돌아온 세월
결국엔 스러져가는 것을
그 세월의 비밀을 예향도 알고 싶네요
소중한 작품 감사합니다
남은 휴일도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노정혜님의 댓글

고운 시향 감사합니다
오면 가는 야하는 것
언제가 모르지만 종 오래 머물고 싶습니다
존경합니다 축복합니다
안국훈님의 댓글

저마다 열심히 살아온 세월
유독 생생한 추억도 있고
아련하니 가물가물해지는 기억도 있습니다
찔레꽃 향기에서 묻어나는 그리움
어느새 한 주 남긴 채 가는 봄날을 노래합니다~^^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세월
허무하게만 느껴지는 세월입니다.
노인의 모습을 보니 더 거렇습니다.
귀한 시향에 머물다 갑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한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입니다.
한 주간도 행복하시기 기원합니다.
박인걸님의 댓글

다녀가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