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수 나무
페이지 정보
작성자 박인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381회 작성일 20-05-26 11:11본문
보리수나무
헉헉대며 오르는 절골 언덕에는
보리수 몇 그루 마주보며 지껄인다.
갈참나무 숲 사이에 외로이 서서
히끄무레한 꽃잎 진한 향을 내뿜으며
가녀린 바람에 여린 팔을 흔든다.
태생적 잡목의 운명이지만
나름 스스로 갈고 다듬어 소탈한 모습으로
삼림의 구색을 맞추어 존재감을 드러낸다.
인동 초 몸을 꼬며 기어오르고
찔레꽃 어설프게 바람에 나부끼는데
보리수나무는 의젓이 서서 하늘만 본다.
거목(巨木)의 꿈을 일찍 접고
겸손하기로 다짐할 때 오히려 단단했다.
바람에 심하게 흔들릴 지라도
강한 의지는 쉽게 꺾이지 않았다.
화려함이나 누구의 이목을 집중시킬
흠모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해도
고유한 자기 빛깔을 내며 사는 철학이 있다.
여기저기 키 작은 묘목이 쳐다보고
종목(種)木)은 꺾일 줄 모르는 의지가 있다.
더디지만 이 땅은 보리수의 영역이 되리라.
검은 등 뻐꾸기 숲에서 울고 있다.
홀딱벗고, 홀딱벗고, 딱히 다른 표현이 없다.
보리수나무도 우스운지 몸을 흔든다.
2020.5.26
댓글목록
백원기님의 댓글
백원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보리수 나무와 뻐꾸기의 주고받는 대화에서 또 다른 세상이 있음을 알게됩니다.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정심 김덕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태생적 잡목의 운명인 보리수나무
살면서 나름 스스로 갈고 다듬어
소탈한 모습으로 삼림의 구색을
잘 맞추어 존재감을 드러낸
강한 보리수나무가 된 셈입니다.
귀한 시향에 머물다 갑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오늘도 행복한 날 되시기 바랍니다.
藝香도지현님의 댓글
藝香도지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하실 때
보리수 나무 아래서 하셨다 하는데
그만한 이유가 있었나 봅니다
겸소함을 알고 소박한 나무이기에.......
소중한 작품 감사합니다
남은 시간도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노정혜님의 댓글
노정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고운 작품 감사합니다 존경합니다
책벌레정민기09님의 댓글
책벌레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보리수 열매를
뻘뚝이라고도 하지요.
좋은 시간 보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