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함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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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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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건
조회 760회
작성일 20-05-27 0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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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무함에 대하여
꽃처럼 붉고 푸르던 젊음은
바람결에 떠밀려 어디론가 사라지고
늙은 누에 섶 기어오르듯 굼뜬 몸짓 서럽다
그믐밤 같던 머리카락 어디로 갔나.
흰 서리 가닥마다 내리니
늙은 내 아버지 판박이, 거울이 두렵다.
세월이 빼앗아 가버린 꿈은
죽은 나무 삭정 끝에 매달아놓고
두 주먹을 다져 쥐며 소리치던 용기도
쥐구멍으로 꼬리를 감췄다.
의욕은 아직 일어서는 산불 같지만
느린 몸동작은 연실 헛 페달을 밟는다.
장밋빛 보다 붉고 강낭콩만큼 푸르던
젊은 날의 뜨겁던 사랑도
이제는 타다 식어버린 잿빛추억일 뿐
남은 날들은 일력(日曆)처럼 한 장씩 줄어만 가고
하나하나 버려야 하는 순간들이
오래 된 빚쟁이처럼 다가온다.
석양 길을 걸어가는 내 발자국 소리에도
내 가슴이 아르르 저며 온다.
일생의 영욕이나 숫하게 쌓인 오해도
등산 배낭처럼 벗어버리라.
고뇌와 번민의 늪지대에서 헤맸던 기억도
종량제 봉투에 담아 투척하리라.
아! 인생이란 이토록 쓸쓸할 줄이야
붉게 물든 석양노을 앞에서
허무가 그림자처럼 길게 드리운다.
2020.5.27
한국문인협회 정회원
국제펜클럽 정회원
댓글목록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정심 김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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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지금 여기가지 와서 생각하니
어느새 꽃처럼 붉고 푸르던 젊음은
벌서 그림자도 없이 바람결에 떠밀려
어디론가 사라지고만 세상임을 동감하면서
귀한 시향에 머물다 갑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행복한 봄날 되시기 바랍니다.
안국훈님의 댓글
안국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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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젊은 날의 뜨겁던 사랑도
희미한 잿빛 추억으로 남았더라도
가슴속에 그리움 남아 미소 짓게 됩니다
하늘을 떠노는 구름 같은 인생이지만
오늘은 더불어 더욱 소중한 하루 보내면 좋겠습니다~^^
노정혜님의 댓글
노정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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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자연은 생노병사는 피해 갈 수 없는것
순리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감사합니다
백원기님의 댓글
백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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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지나놓고보면 허무함이 밀려오지만 그래도 잡아야할 것은 꼭 잡고 있어야 하겠지요. 잊지말아야 할것을 잊어선 아니되리라 생각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