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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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인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659회 작성일 20-06-01 03:26본문
밤비
비 없는 구름으로 수없이 많은 산을 넘었다.
바람이 불때마다 혼(魂)은 흩어졌고
칠흑 같은 어두운 밤이면
길을 찾지 못해 날이 밝도록 울었다.
어느 바닷가에서 밤이 맞도록 일렁이다
사나운 폭풍이 심장을 휘젓던 날
뜨거운 가슴은 견딜 수 없어 도망쳐야 했다.
자신을 뒤돌아보면 전혀 다른 몸짓으로
세상을 벅찬 가슴으로 힘껏 품었다.
목마른 자에게 한 줄기 생수보다 더
갈급한 자를 찾아 나누어 주는 전제(奠祭)물로
어둔 허공을 공수대원처럼 뛰어내려
작은 몸은 산산조각으로 산화(散花)했다.
메마른 대지를 깨진 조각으로 덮으면서
밤비는 어떤 세상을 원했을까.
누구도 너의 영혼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자신을 아낌없이 땅의 뿌리로 밀어 넣는 걸까.
주룩주룩 울면서도 행복한 가슴으로
어미처럼 대지(大地)에 젖을 먹이는가.
별 없는 하늘에는 너를 보낸 바람이 울고 있다.
폭발하는 용암보다 더 뜨거운 맘으로
밤비는 지금도 도시 불빛에 화살을 쏜다.
창밖에서는 밤비가 댓줄기처럼 서 있다.
2020.5.31
댓글목록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정심 김덕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밤새 비가 내린 아침입니다.
밤비는 지금도 도시 불빛에 화살을 쏘고
창밖에서는 밤비가 내린 아침
귀한 시향에 머물다 갑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유월이 시작하는 첫 날이며
한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입니다.
유월도 만사가 형통한 가운데
한 주간도 건강하셔서 행복하시기 기원합니다.
이원문님의 댓글
이원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 시인님
밤비가 소리 없이 내렸어요
많은 량은 아니지만 산과 들 모두
목축임이 되겠지요
낭만도 그런대로 찾아 들고요
잘 감상했습니다
백원기님의 댓글
백원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댓줄기처럼 서있는 밤비가 외롭기만 합니다. 쏟아지다 갈길을 못찾아 머뭇거리는 아픔인가 봅니다.
노정혜님의 댓글
노정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밤비가 내린다
생명줄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