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時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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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인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384회 작성일 20-06-05 04:38본문
시간(時間)
시간은 피었던 꽃을 하나하나 지우며
알 수 없는 어디론가 이동한다.
내가 처음 하늘을 보던 날
아직 자아를 의식하지 못했지만
시간은 꽃을 지우는 대신 나를 조금씩 키웠다.
내가 이드(id)를 의식하던 날에야
나는 시간을 먹고 자란다는 걸 깨달았다.
육십만 사천사백 시간이 목구멍을 거쳐
엉덩이 사이로 술술 빠져나갔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을 마실지 모르지만
시간은 어느 정점을 지나는 순간
나의 몸을 더 이상 밀어 올리지 못했다.
생성과 소멸의 프로세스는
시간이 주무르는 오토메이션일까?
뒤엉긴 시간의 안개 속에서
나는 할당 된 시간을 강물에 던지지 않았다.
시간은 살아 있는 것들만 상대한다.
여름에 피는 꽃밭에 날개달린 생물을 보내고
장마 비 쏟아지는 한여름 밤에도
천문대 시계는 멈추지 않는다.
내 호주머니에는 시간을 잠글 자물쇠가 없다.
양손을 묶인 채 어찌할 도리 없이
시간이 걸어놓은 목줄에 끌려갈 뿐이다.
태양은 작년처럼 내 머리위에서 졸며
아픈 심장을 사정없이 단축시키고 있다.
아직 내 시간의 잔고(殘高)는 모른다.
2020.6.5
댓글목록
안국훈님의 댓글
안국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누구나 공평하게 똑같은 시간을 사용하지만
그 인생길은 다 다르지 싶습니다
저마다 다른 시간의 잔고 속
오늘도 새롭고 소중한 하루를 맞이합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빕니다~^^
이원문님의 댓글
이원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 시인님
한 번 왔다 가는 것이 그리 쉽지 않지요
시간이 끌고 가면 따라 가야 하니까요
아니 간다 해도 끌고 가고요
잘 감상했습니다
백원기님의 댓글
백원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우리는 시간을 흘려보내는 파이프 역활인가 봅니다. 흘러가고 흘러오는 시간의 길인가 봅니다.
노정혜님의 댓글
노정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흐르고 흘러서 목적지가 어딘지?
그곳을 향하여 가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인걸님의 댓글
박인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귀한 시간에 다녀가시고
댓글을 주신 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즐거운 주말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