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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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길
길이 있어서 그 길을 걸었고
거칠었지만 뒤돌아서지 않았다.
길이 사라질 때면 처음부터 다시 걸었고
어떤 길은 내가 닦으며 걸었다.
길은 끝이 있다는 걸 처음부터 알았지만
그래도 나는 그 길을 걸어야했다.
그 길 어디에 당신이 서 있다는 걸 알았기에
지루하지만 나는 멈추지 않았다.
이제는 신발이 다 닳았고
바짓가랑이가 모두 헤어져 너덜댄다.
오는 길에 수많은 갈림길이 있어
골몰과 갈등을 반복했지만
당신이 보내 온 낡은 편지 한통에
오고 보니 짐작이 맞은 듯하다.
고무신, 운동화, 신사화, 군화, 센달
새로 산 신발이 헌신짝이 됐다.
발바닥에는 굳은살이 두껍게 박이고
발톱은 닳아 너덜대지만
아직도 길에서 당신을 만나지 못했다.
이 길 어디쯤에서 당신을 만나려나.
맨발이 돼야 당신을 만나려나.
나그네길 저편에 뭉게구름이 인다.
2020.6.10
댓글목록
백원기님의 댓글

나그네길, 걷고 걸어도 끝이 없어 내려다보니 신발도 바짓가랭이도 다 낡아 너덜되나 봅니다. 언제쯤이나 쉴만한 물가가 나타날런지 한 숨쉬며 또 걸어가는 인생길인가 봅니다.
책벌레정민기09님의 댓글

깊은 묘사에
힘이 깃들어 정겨운 풍경이
그려집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이원문님의 댓글

네 시인님
모르고 가는 길
인생의 길 끝이 없지요
잘 감상했습니다
노정혜님의 댓글

걸어 갈 수 있는 힘이 주어진다면 지금은 더 없는 행복입니다
길이 막을 내리는 순간까지 건강과 손잡길 바랍니다
깊은 시향 감사합니다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결극 인생은 나네이지요.
가는 길도 나그네 길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는 신발이 다 닳았고
바짓가랑이가 모두 헤어져 너덜거려도
맨발이 돼어도 당신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귀한 시향에 머물다 갑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오늘도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안행덕님의 댓글

인생은 나그네길
옛날 의 가요가 생각납니다
나그네는 늘 외롭고 고단하지요
박인걸 시인님
오늘도 행복한 詩 나그네 되세요.......^*^
안국훈님의 댓글

저마다 걸어가는 길이
나그네길이 되지 싶습니다
가끔은 발거음 멈추고
들꽃도 보고 새소리 듣노라면
행복한 인생길이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