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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를 닮은 접시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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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이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381회 작성일 20-06-19 23:28

본문

#자작시

무궁화를 닮은 접시꽃 / 정이산


외로움을 겪어본 사람은
그리움도 자란다고 말하는데
너는 누구를 기다리다가
그토록 키가 컸느냐?

소쩍새가 울던 봄부터
너의 작고 연약한 줄기는
하늘로 하늘로만 향하여
발돋움하며 자랐는데

줄기와 잎새 사이에
기다리는 임에게 보여줄
변치 않을 훈장과 같은
붉은 꽃 하얀 꽃을 달고

초여름으로 가는 길목
유월 어느 비 오는 날에
누구를 애타게 기다리며
비를 맞고 서 있느냐?

오늘도 접시꽃 당신은
언제 돌아올지도 모르는
기약 없이 떠난 임을 기다리며
마을 어귀를 지키고 있다.

척박하고 외진 곳에서도
잘 자라는 너의 모습을 보니
이별과 기다림으로 고통받는
한반도의 슬픔을 닮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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