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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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인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9건 조회 551회 작성일 20-06-22 03:41본문
작은 행복
자귀나무 꽃 공작 깃털같이 나부끼고
밤꽃 비릿한 냄새 야릇한데
느티나무 사열한 둘레 길을 걷노라면
시달리던 내 영혼이 행복에 겹다.
나무 그늘은 장막처럼 드리우고
숲에 세척한 바람은 상쾌하기만 하여
마음의 짐을 내려놓은 날
흙 익는 냄새에도 잔뜩 취한다.
칡넝쿨이 마구 엉겨 붙어
보랏빛 꽃을 피우며 영토를 확장하고
때 죽 나무 꽃 진 자리에는
비밀스런 열매들이 곡예를 두려워 않는다.
혼탁한 대기에 둘려 쌓인 여름 산은
심(甚)한 감기 몸살을 앓아도
도심을 벗어난 나는 자유를 누린다.
두드러지게 말끔한 후박나무 한 그루
잡목들과 비교된 풍경에 고무된다.
두 사람에게 나는 많이 속았고
세 사람의 위선에 진저리가 났는데
거래가 없는 숲에서 영혼이 맑은 숨을 쉰다.
어머니 자궁만큼이나 고요한 평화가
내 정수리까지 차오르고
모래알처럼 퇴적되던 도시의 고독이
숲에서 일어난 향기(香氣)에 허물어진다.
우연히 걸어 온 둘레 길에는
주황빛 산나리 꽃이 웃으며 날 반긴다.
2020.6.21
댓글목록
안국훈님의 댓글
안국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러고 보니 요즘에
자귀나무 꽃향기 맡아보거나
때죽나무 열매를 본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일상의 소소함 행복을 누리는 재미를 느끼며 살아야겠습니다
행복한 한 주를 맞이하시길 빕니다~^^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정심 김덕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월요일 아침입니다.
많은 사람은 큰 행복을 추구하는데
작은 행복은 참 귀한 것입니다.
우연히 걸어 온 둘레 길에는
주황빛 산나리 꽃이 웃으며 반겨 주는 삶이
곧 작은 행복이 아닌가 싶습니다.
귀한 시향에 머물다 갑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한 주간도 건강하셔서
행복한 나날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이원문님의 댓글
이원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 시인님
아직은 그리 덥지 않으나
앞으로 얼마나 더 울런지요
공원 산책길에 앉아 쉬노라면
몸은 쉼을 갖는데 마음은 그러하지 못하니
찾아야 할 행복을 어떻게 찾아야 할지요
모두가 걱정이 되네요
잘 감상했습니다
하영순님의 댓글
하영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행복은 언제나 작은 데서 찾아 옵니다
박인걸 시인님 좋은 아침
박인걸님의 댓글
박인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다녀가신 작가님들께 감사드립니다.
행복한 한 주간 되시기 바랍니다.
책벌레정민기09님의 댓글
책벌레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름다움으로 수놓은
묘사의 힘!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노정혜님의 댓글
노정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름다운 시향
감사합니다
백원기님의 댓글
백원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큰데서가 아니라 작은데서 행복을 찾는 우리들이 되기를 노력해 봅니다.
박인걸님의 댓글
박인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