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만남은 어디쯤에 있을까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우리의 만남은 어디쯤에 있을까
바람보다 자유로운 혼이 있으랴
그늘 없는 혼이 되어 바람으로 만나자
꽃보다 맑은 향기가 있으랴
고운 향기 되어 꽃그늘로 하늘하늘 떨어지자
바위보다 진실한 고독이 있으랴
때로 소슬한 고독에 잠기어 바위처럼 굳게 서자
댓잎보다 푸르른 청아함이 있으랴
청정한 댓잎 되어 대숲으로 너울지자
산보다 그윽한 침묵이 있으랴
정갈한 고요가 되어 강물 위에 산그늘로 영혼을 누이자
파도보다 끝없는 순수가 있으랴
흰 물살이 되어 파도가 숨긴 길을 따라 끝없이 바다로 노래하자
달빛보다 새하얀 빛이 있으랴
갓 깬 초승달 되어 손잡고 먼먼 하늘을 건너자
그러나 무엇보다 우리
만남도 이별도 없게
저기와 여기도 없게
기쁨도 슬픔도 하나이게
무한과 순간도 함께이게
마음 하나로 접어 허공으로 만나자
주름 없는 허공보다 고운 알몸이 있으랴
안팎 없는 허공보다 진실한 영혼이 있으랴
우리 무한 허공으로 만나
너와 나를 잊은 영원한 한 몸이 되자
자웅동체로 모든 계절의 속살이 되자
댓글목록
시앓이(김정석)님의 댓글

행복한 느낌이 충만한 날에 거닐기를 기도합니다. 행복 하세요.
金柱洙님의 댓글의 댓글

감사합니다. 시 안에서 늘 행복하옵소서.
노정혜님의 댓글

아름다운 시향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