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추(反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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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추(反芻)
잠이 오지 않는 날에는
삶을 반추 하는 버릇이 있다.
나의 중세(中世)에는 거친 사막을 걸었고
불 뱀을 만나 여러 번 죽을 고비를 넘겼다.
내가 감당하기 버거운 강적(强敵) 앞에서
맨손으로 덤벼들어야 했고
나는 그 날 이후 기적이 있다는 걸 믿는다.
도망치다 지친 몸으로 어느 깊은 동굴(洞窟)에
오로지 홀로앉아 며칠을 울었다.
얼어붙은 나뭇가지에 반달이 걸려 떨고
고독에 지친 별들도 허공을 뛰어 내릴 때
절망한 영혼은 생환(生還)을 간절히 구했고
기묘자의 손이 내 손을 잡아끌었다.
나는 한 마리 새가 되어
축지법 없이 큰 산과 더 큰 산을 넘었고
오아시스 없는 사막에서 꽃을 꺾었다.
나의 중세는 처절한 암흑기였지만
환희(歡喜)의 체험 이후 광명기로 바뀌었다.
우주론적 논증과 목적론적 논증
도덕론적 논증과 심미론적 논증에도 자신 있다.
반 유신론에 대한 나의 거부는 확고하다.
영혼 신념의 원천은 조물주로부터이다.
그날 이후 나는 변증가가 되었다.
암흑기를 거친 자라야 새 세상을 본다.
2020.7.5
댓글목록
책벌레정민기09님의 댓글

깊은 묘사력이
참으로 매력적입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홍수희님의 댓글

암흑기를 거친 자라야 새 세상을 본다.
---이 부분에서 정말 오래 멈춰서게 됩니다.
토마스 모어의 책에서였는지...고통을 견딜 수 없는 것은
고통의 이유를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읽었던 기억이 문득 떠오르네요.
시인님~ 좋은 시 감사합니다.^^
노정혜님의 댓글

암흑기을 지나 새 아침을 만났다
새로운 아침 만남 축복합니다
깊은 시향 감사합니다
藝香도지현님의 댓글

아흠 같이 어려운 시기를
잘 버티고 살아 오셨으니
광명한 세상을 살지 싶습니다
고운 작품 감사히 즐감합니다
새한주도 행복과 함께하시기 바랍니다^^
안국훈님의 댓글

시련을 극복하면
더욱 큰 성취감을 맛보듯
암흑 같은 시기 겪어도 극복하면
결국엔 새로운 세상 만나게 되지 싶습니다
새로운 한주도 행복한 날 맞이하시길 빕니다~^^
백원기님의 댓글

시인님께서 현재의 길에 들어서기까지 많은 역경을 거치셨나 봅니다. 기묘자의 손이 이끌었기에 유신론에 자신이있으시며 누구에게나 갈파할 수 있으신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