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류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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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인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8건 조회 310회 작성일 20-07-06 19:28본문
정류장에서
서울 시청 앞 가는 버스를 기다린다.
보슬비 내리는 정류장에는
전봇대 휘감고 오른 능소화가 요염하고
때마침 내리는 여름비는
아스팔트의 찌든 먼지를 핥아갔다.
붕붕대는 승용차들은 약을 올리듯 달아나고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들은
간대미 사거리 방향을 연실 기웃거린다.
마스크로 입과 코를 가린 사람들은
서로를 경계의 눈으로 주시하며
아무 말 없이 자유롭게 길표 앞에 서있다.
타고 내리고, 또 타고 내리고
그러고 보니 이 세상은 가고 오는 정류장이다.
흘러가는 시간을 타고 어디론가 쓸려 간다.
내 차례가 다가오면 누구나 가야한다.
나를 실은 버스는 최종목적지로 가고
내가기다리던 정류장에는
나와 같은 사람들이 또 기다릴 것이다.
내 인생의 마지막 버스는 어디쯤 오고 있을까.
보슬비가 지금은 굵은 비로 바뀌고
윈도우 브라쉬는 열심히 빗물을 닦는다.
좌석에 앉은 나는 눈을 감은 채 관념론에 빠졌다.
2020.7.5
댓글목록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정심 김덕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옛 날 정거장은
낭만이 있었습니다.
요즘 정거자의 이미지는 그리
아름답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요즘 정거장의 풍경을
잘 묘사해 주셔서 잘 감상하면서
귀한 시향에 머물다 갑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오늘도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안국훈님의 댓글
안국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요즘은 길가다가도 긴가민가해지고
예식장에서 서로 못알아 볼 때 있습니다
마스크를 쓰며 살아야 하는 세상
빗소리 들으며 옛날의 아름다운 추억을 떠올리며
고운 하루 보내시길 빕니다~
노정혜님의 댓글
노정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방학이면 고향길 정거장이 생각납니다
즐거웠던 고향길
정거장 운치 그립네요
참 행복이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시앓이(김정석)님의 댓글
시앓이(김정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정겨웠던 시골 버스 정류장을 그려 봅니다. 즐겁고 행복 하세요.
백원기님의 댓글
백원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잠시 머무는 버스 정류장에서 인생의 기다림과 출발의 여정을 생각하고 계신가 봅니다.
책벌레정민기09님의 댓글
책벌레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묘사가 돋보이는 시심,
잘 감상하고 갑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박인걸님의 댓글
박인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다녀가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행복한 시간들 되시기 바랍니다.
藝香도지현님의 댓글
藝香도지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리는 언제나
정류장에 선 사람이 아닐까요
어디론가 떠날 준비를 하고
내가 가야할 곳으로 가야하는 것이니까요
귀한 작품 감사합니다
시원하신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