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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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인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59회 작성일 20-07-09 16:26본문
찔레 꽃
서러운 사연이 얼마나 많은지
애달프고 애달프게 피었습니다.
못다 털어낸 긴 이야기들이
꽃잎마다 눈물처럼 고여 있습니다.
황사바람 부는 거친 골짜기
버려진 박토(薄土)후미진 비탈에
얼기설기 헝클어져 사납게 휘두르는
가시에 찔리며 붉게 피었습니다.
스스로 수인(囚人)이 된 여인은
줄줄이 엮인 사연 속으로 삭힌 채
온 종일 밭고랑에 앉아 모진 세월을
무딘 호미 끝으로 파 뒤집었습니다.
사랑도 꿈도 일찍이 꺾어버린 채
운명은 나뭇가지에 높이 걸어놓고
애오라지 줄줄이 딸린 자식 걱정에
뜨거운 숨결로 타올랐습니다.
매우 거칠고 고단한 영토(嶺土)에
아직도 잊지 못한 사연 뿌리며
여기저기 무리지어 피었다 지는
내 어머니 거친 숨소리 같은 찔레꽃이
여름 햇볕에 오그리고 있습니다.
2020.7.7
댓글목록
책벌레정민기09님의 댓글
책벌레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묘사의 깊이에
지렁이처럼 꿈틀거리는
마음으로 감상합니다.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정심 김덕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찔레꽃 하면 끼쁨보다 슬프이 앞서는 꽃입니다.
정말 서러운 사연이 얼마나 많은지
애달프고 애달프게 피어 있는 꽃 찔레꽃
못다 털어낸 긴 이야기들이 지금도
꽃잎마다 눈물처럼 고여 있습니다.
찔레꽃 귀한 시향에 머물다 갑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오늘도 행복하시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