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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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밤 추억
여름 밤 하늘엔 은하수 흐르고
맑은 별빛은 호수위로 쏟아지고
하얀 달은 어둠을 퍼내느라
새벽녘이면 반쪽이 닳았다.
벼 포기 자라는 드넓은 논에서는
무당개구리 밤새도록 굿을 하고
동네 애들은 미역 감느라
어두운 냇물에 알몸을 던졌다.
보랏빛 콩 꽃은 달빛에 웃고
샛노란 참외는 별빛에 익고
풀냄새 풍겨나는 들판 위에는
반딧불이 짝을 찾아 등을 밝혔다.
여름 볕에 시달리던 미루나무는
부채질도 멈춘 채 서서 잠들고
수렵에 지친 산새 들새들
합석 집 처마 끝에서 하숙을 한다.
못 생긴 호박꽃은 밤에만 피고
애달픈 달맞이꽃 밭둑에 피던
열 살배기 소년의 혼에 새겨진
여름 밤 추억에 주름진 눈을 감는다.
2020.7.13
댓글목록
안국훈님의 댓글

찬란한 별빛 아래
반짝이는 반딧불이 잡아
호박꽃에 넣어 놀던 어린 시절이
아련한 추억으로 떠오릅니다
오늘도 고운 하루 보내시길 빕니다~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여름밤 추억
오늘 아침 귀한 시향에 머물다 갑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오늘도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노정혜님의 댓글

여름날의 추억
참 아름답죠
멱감는 아이는 해지는 줄 모르고
풍덩 풍덩 깔 깔 참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향 하늘 나릅니다
백원기님의 댓글

옛 여름밤은 자연 그대로의 삶이였는데 지금은 모두 장식된 여름밤이라 진솔한 맛이 없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