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힘들게 했던 나의 삶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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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힘들게 했던 나의 삶에게/ 김주수
겨울 동굴보다 더 깊은 외로움과
마른 뻘 같은 끝없는 좌절과 실의 속에
나는 당신을 얼마나 원망했던가요.
하지만 끝끝내
당신이 내게 그렇게 한 것은
내가 스스로
내 안을 깊이 들여다 볼 때까지, 하여
신화 같은 내 안의 판화를 들여다보고서
내 마음의 것이 그림자처럼
그대로 내 삶의 모습이 됨을
알게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당신의 그러한 의도를 모른 채
오랫동안 영혼의 소경으로 산 세월은
그대로 고통의 긴 긴 가시밭길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가시밭길은
나의 진실을 찾아가기 위한
웅대한 채광의 길이었으니
그 길 끝엔
또 다른 갱생의 숲이 끝없이 펼쳐져 있을 것입니다.
아 그러나 당신의 뜻을 모른 채
수많은 좌절과 한탄 속에서
나는 당신을 얼마나 홀로 원망했던가요.
하지만 늘 그렇게
당신이 고통이라는 심중한 이름으로
나의 창을 끊임없이 두드린 것은
나를 깨워
내 안의 숨겨진 어둠들을 찾아
환희의 빛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내 안의 잊혀진 어둠들을 닦아낼 때
눈물은 미소가 되고
울음은 노래가 되고
정녕 삶이 은거울처럼 밝아진다는 것
오직 그것을 일깨워주기 위한
당신의 깊고도 간절한 가르침 때문이었습니다.
댓글목록
노정혜님의 댓글

아름다운 시향 참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