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똥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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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홍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58회 작성일 20-07-24 13:03본문
쇠똥구리
삼복 지경에
매미 소리 자지러지더니
노송 그늘에 누워 되새김질 하던
암소들은 워낭소리 내며
먹이를 찾아 산으로 나서고
우두커니 혼자
솔 그늘에 앉아 있노라면
앞에서 끌어 주고
뒤에서 밀며 똥을 빗어 가는 모습이
나는 하도 우스워,
혼자 옷고만 있었다.
그런데 쇠똥구리는
하던 일을 멈추고
나를 째러보며 왜, 웃느냐고 따진다.
제 딴에는 먹고 사는일로
큰 일을 하고 았는데
왜 웃느냐고,
잔뜩 화가 난 쇠똥구리 두 마리,
지금 웃고 있는 당신은
우리처럼 힘을 모아
똥을 빗어 굴리며 살아 본 적이 있느냐고,
이 땡볕에 똥을 굴러 본 적이 있느냐고,
따지듯이 빤히 쳐다본다.
요즈음 세상
개똥 밭에 놀면서 우리 쇠똥구리 보고 웃다니!
쇠똥구리는 다시 따지듯이
하던 짖을 멈추고 나를 처다 보고 있다.
결국 오늘은
그냥 실없이 웃기만 하던 내가
머쓱해 지고 말았다.
댓글목록
시앓이(김정석)님의 댓글
시앓이(김정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고운 시심에 머물다가 갑니다. 행복한 시간 되세요.
노정혜님의 댓글
노정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깊은 시향 감사합니다
요즘 같은 장마철에 똥굴리기 어려울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