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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향의 여름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이원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580회 작성일 20-07-25 02:13

본문

   타향의 여름

                                   ㅡ 이 원 문 ㅡ


이리 부딪치고

저리 차여 앉은 몸

갈 곳 없는 골목 길

누가 나를 부를까

더워도 물 한 모금

얻어 먹을 곳 없고

벗자 하니 흉 되어

아랫도리만 올린다

인정 없는 차가운 세상

이것이 타향이고

그 인심이란 말인가

오가는 이 바라보면

다 웃는 표정이요

손 잡은 남여 청춘

나는 저리 왜 못했나

보내진 집 작은 머슴               

논 밭 일로 한평생

주인 집 막내 아가씨

혹시 나 좋아 하지 않았을까

그림으로 보는 하늘

그것 아닌 꿈이었고

손에 쥔 모래 한 줌

모두 새어 흐른다

잘 살겠다 나온 타향

글 모르고 쥔것 있나

종이 부채 부쳐대니

시원한 듯 더 뜨겁고

글 모르는 까막눈

이 종이에 무어라 써 있나

알면은 나의 갈 길

그 길도 있으렴만

양놈의 글씨까지

어질뜨려 졸음 온다

이제 일어서면

어디로 가야 하고                   

아는 이 없는 타향

누구의 집 찾아야 하나                

물 끼얹을 곳 없는 곳                        

허기에 서롭구나

졸음 그만 자리를 떠야 하나

흐르던 구름 낮아지니                     

주인 집 마당 노을 같고

더 붉어라 바람까지

나 이제 어디로 가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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