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과 장맛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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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홍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444회 작성일 20-07-27 15:00본문
햇볕과 장맛비
지난 봄에는
오랜 가뭄에 시달리던 나날도 있었지...
목타던 한 철을 보내고
이제사 한 시럼 놓고
가로 등 불빛에 소리 없이 내리는
한 줄기의 눈물같은 빗줄기를
유리창 밖으로 말없이 바라 본다.
이 세상
사람들의 이름 숫자보다 많은
빗방울이 무심히 떨어진다.
강물위에
떨어지는 빗방울은 행복하겠다.
그러나 산 비탈에 떨어져
산사태 지우는 물방울은 불행하다
속절 없이
풀잎과 나뭇가지를 괴롭히다
산사태로 뿌리체 뽑아가고
말 없는 동물은 도망가나
유일하게 소리칠 줄 아는 사람들의
눈물이 되는 빗줄기
같은 물이라도
참 불행한 물방울이다.
연 사흘째 내리는 비바람 속에
간간히 내리치는 햇살은
한 줄기 행운의 빛이다.
강력한 햇볕은
그늘진 얼굴의 웃음이고
희망이지만
거센 비바람은
눈물 같은 이슬비다.
어린 시절
할아버지께서
가뭄 끝엔 먹을 알곡이라도 남는데
모질고 긴 장마 끝엔
먹을 곡식이 없다고....
그 한 말씀이 새삼스럽다.
햇볕의
고마움을 이제사 알 것만 같다.
댓글목록
노정혜님의 댓글
노정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햇볕의 고마움 이제사 알것 같다
깊은 시향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