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쳐진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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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쳐진 시간
강물은 어제 내린 비와 한달 전에 내린 비와 일년 전에 내린 비와 십년 전에 내린 비가 함께 만드는 것이다. 길을 내어주는 말 없는 들과 산들은 그것을 잘 알고 있다. 오래 흘러야 강이 된다고 누가 말했던가. 낮은 마음들을 오래 모으고 모아야 강이 된다. 작고 작은 빗방울들이 굽힐 줄 모르는 물의 꿈을 안고서 하나로 뭉쳐져 모든 장애물을 지나 간단없이 굽이 굽이돌아야 강이 된다. 그래서 강은 곡선의 힘과 미학으로 어디서든 생의 길을 열줄 안다. 오직 그럴 때에만 하늘로부터 내려온 구름의 천명이 물살 위에서 햇살비늘처럼 빛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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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혜님의 댓글

길따라 물이 흐른다
물이 길 잃고 방황한다
방황하는 물살에 생명들이 신음한다
길은 제 길을 가야 한다
길찾아 헤메는 물살 고아
칼 부림이다
칼에 맞은 자연이 죽고 죽는다
빛 좋은 날 오면
튼튼한 물길을 원한다
비야 이젠 거둬다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