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나흘의 푸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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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나흘의 푸념
ㅡ 이 원 문 ㅡ
이 추석 지나면 오는 설이 언제일까
아이들 다 모이니 좋기는 한데
좋은 것도 그 며칠 떠나면 어떻게 하나
작년 처럼 쓸쓸히 집안의 찬 바람
남은 음식 내 차례 부엌은 안 그런가
논으로 밭으로 해야 할 일 많은 달
보름 지나 다음이면 노루 꼬리 더 짧고
논 바닥 드러나면 서리가 덮을 것인데
내일이면 먼저 갈 놈
일 돕는다 늦게 갈 놈
꾀쟁이 막내 놈 먼저 달아나겠지
네 이놈 내가 너의 마음 알고도 남는다
이 때나 그 때나 부족하게 자란 놈들
큰 놈부터 맏이 년 얼마나 고생 했나
그 다음은 그 덕에 편히 자랐고
그래도 모자라니 에미 마음이 좋았겠나
성한 몸뚱이로 다 잘 자라 주었으니
그것이 효자이고 이 에미가 고맙다
세째 놈 동냥 젖에 이 에미의 아픈 마음
그 방물 장수에게 고맙고 미안 하고
그 후로 연락 끊겨 생전에 있는지
너희들이 뭐 알겠니 너희의 그 돈으로
옷이나 한 벌 해 줄 것인데 그리 소식이 없구나
그 신세를 어떻게 갚아야 다 갚을까
좋다 하는 손주 놈들 뭐가 저리 좋아 뛸까
할미 싫다 잡아도 도망 가는 저 놈들
그래도 내 속에서 나온 씨앗들
세월이 그렇지 너희들이 그렇겠냐
모진 세월의 그날들 잃어버린 그날들
저 달만이 아는 찔레꽃의 봄이었나
너희들도 힘들 것인데 묵지 말고 가거라
노루 꼬리 더 늘려 내가 하면 되마
댓글목록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이 추석 지나면 오는 설이 언제일까
아이들 다 모이니 좋기는 한데
좋은 것도 그 며칠 떠나면 어떻게 하나
열나흘의 푸념 감명 깊게 감상 잘하고
귀한 시향에 머물다 갑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행복한 추석되시기 바랍니다.
백원기님의 댓글

자식들은 부모만큼 헤아리지 못하나 봅니다. 그저 자기 편한대로 생각하고 행동하니 나머지는 노년의 부모가 치닥거리 해야하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