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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에 얻은 추석 선물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정이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82회 작성일 20-10-04 23:31

본문

#자작시

뜻밖에 얻은 추석 선물 / 정이산


사월 말경 땅에 줄기로 심어
점점 시들어지고 말라 가니
아침저녁으로 물을 주고
정성 들여 키웠더니 마침내
줄기가 뻗고 순들이 돋아서
고구마 영토를 만들더니

칠팔월 긴긴 장마와 태풍을
용케도 견뎌내고 자랐지만
초록색 들판으로 변해버려
정말 고구마가 열릴 것인가
미리부터 걱정이 밀려와서
고구마 순으로 만족했는데

추석 선물로 나누어 주려고
무성한 고구마 순을 걷은 후에
삽쇠로 땅을 파서 뒤집으니
아뿔싸! 이게 웬 횡재란 말인가
고구마들이 옹기종기 서 있어
젖을 먹는 어린 새끼들 같다.

인간사 모든 일이 그러하듯이
'盡人事待天命'이라는 말처럼
정성과 땀이 없는 소득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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