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은 몇 개의 밑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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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金柱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252회 작성일 20-10-30 08:50본문
내가 그은 몇 개의 밑줄
-이재무 시인의 「밑줄을 긋는다」에 답하여
과로사로 죽어간 젊은 우체부와 택배기사의 살인적인 업무 환경과 한없는 고달픔과 서러움에 밑줄을 긋는다
마음을 접고 눈치에 눈치에 눈치만 보면서 매일 불안한 미래를 걱정해야 하는 모든 계약직들의 떨리는 가슴에 밑줄을 긋는다
취직 못하고 결혼도 못해 부모께 죄송하고 송구해 가슴 찢어지는 수많은 움츠린 청춘들의 절망과 애환에 밑줄을 긋는다
과도한 경쟁에 내몰려 소고기처럼 등급까지 매겨지며 자존감에 수없이 칼날을 받아야 하는 청소년들의 깊은 한숨과 상처에 밑줄을 긋는다
교육이 불행의 거대한 공장과 같고 너무나 엉망진창인데도 아무런 고뇌도 비전도 없는 무식하고 무능한 정치인들의 한심한 작태에 밑줄을 긋는다
돈밖에 모르는 수많은 사람들과 어디 가든 수직적 대화와 갑질이 넘쳐나는 사회 기조와 그런 비인간적인 사람들을 양산해낸 기형에 가까운 사회 시스템에 밑줄을 긋는다
독일에서 가장 보수적인 정당이 한국에 오면 가장 진보적인 정당이 된다는 어느 교수의 의미심장한 말에 밑줄을 긋는다
자살률과 저출산률은 세계 1위인데 독서율은 몇 십년째 세계 꼴찌인 이런 씁쓸하고 뭉툭하고 끄끌끄끌한 각종 통계수치들에 밑줄을 긋는다
나는 내가 그은 밑줄로 세상을 읽으며, 우리 세대 혹은 그 다음 세대가 꼭 기억하며 수정해가야 할 내용들이라고 믿는다.
댓글목록
노정혜님의 댓글
노정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맞습니다
수정돼야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