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래져 가는 낙엽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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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래져 가는 낙엽처럼
藝香 도지현
다뉴세문경(多紐細文鏡)*처럼
수천 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빛을 낼 수 있다면
늘 그 자리에서 지표가 되어주는
금성처럼 그렇게 밝게 비추어준다면
늙지도 않고 늘 푸른 나무가 되었을 텐데
세월의 흐름은 모든 것을 변화 시켜
청청하던 모습을 갈색으로 퇴색시키고
총총하던 눈빛도 흐릿하게 해
가물가물한 의식 속에서 실의 끄트머리를 찾아
하나의 추억을 뜨개질해보게 하지
태양은 쉬러 갈 때 붉게 빛나며
낙조를 만들어 아름다움을 주는데
그것처럼 늙어도 늙지 않은
아름다움을 간직할 수 있다면
퇴색되고 바래져 가는 낙엽처럼은 되지 않고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 간다 하고 싶다
*다뉴세문경 多紐細文鏡: 우리나라 청동기 시대의 구리거울
댓글목록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산야는 그렇게 아름답던 단풍,
오색 찬란한 빛이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퇴색되고 바래져 가지 말고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 가며
아름다움을 간직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귀한 시향에 머물다 갑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행복한 가을 날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이원문님의 댓글

네 시인님
길고 긴 시간 앞에 무엇인들 변하지 않을까요
그것이 세월이라면 남은 것은 무엇이 될지
낙엽 한 장 주워 봅니다
잘 감상했습니다
안국훈님의 댓글

계절이 바뀔 때마다
저마다 아름다운 모습으로 빛나는 나무
찬란하게 물든던 나뭇잎이 하나 둘
낙엽이 되어 새봄을 기약하며 이별을 준비합니다
마음 그윽한 추억이 되는 고운 하루 보내시길 빕니다~^^
백원기님의 댓글

세상 만물은 저물때 빛이 각각 다른가 봅니다. 그렇지만 원하건대 퇴색되지않고 익어가길 원하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