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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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원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470회 작성일 18-03-28 18:27본문
할머니의 봄
ㅡ 이 원 문 ㅡ
몸 끌어 나온 문밖
저 앞 산자락 진달래
때 되면 저렇게 피는 것인가
그 잠깐 지울 날이 며칠이 되겠나
엊그제만해도 그렇게 예뻤는데
이제 그마저 때 맞춤인가 싶구나
하루 한 달 그 세월이 얼마나 길었었나
어느새 허리 굽어 백발이니 말일세
여기 이 집 찾을 무렵 오던 길에 찔레꽃
지금 그곳 찾아가면 그때 처럼 피었을까
빠르다면 빠른 세월
그 세월 다 어떻게 보낸는지
모두가 잃은 기억 괄시 하는 아이들
저 혼자 자랐다 하는 놈들
누가 이 속을 어떻게 헤아려 주겠나
옛 법이 무서워 안 할 수 없는 일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그렇게 살았는데
춤추는 봄버들아 이 마음 헤아려 주겠니
청춘의 그날도 지는 꽃의 어제도
보는 하늘의 흰 구름이 다 쓸어 가는구나
이 손바닥만한 뒷문 밖 텃밭
무엇을 얼마나 무슨 씨를 넣어야 하나
상추씨 봉지 시금치씨 꾸러미 옥수수는 그런대로
못 찾는 호박씨 봉지가 이 정신을 흐리는구나
댓글목록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정심 김덕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그렇게 살으신 할머니
저도 오늘 아침 할머니 생각에 찡합니다.
너무 할머니가 그립습니다.
고운 시 할머니의 봄에서 감동을 받고 갑니다.
감사드립니다. 이원문 시인님.
오늘 하루도 즐거운 봄날 되시기 바랍니다.
백원기님의 댓글
백원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할머니께서 심으시던 상추씨 , 시금치씨, 옥수수꾸러미는 찾았는데 못 찾은 호박씨봉지를 안타까워하시던 할머니생각에 잠시 옛생각에 잠기시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