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닫이 / 안행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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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닫이 / 안행덕
친정집 건넌방에 반닫이 하나
양반가 규범을 잃지 않은 단아한 모습은
반백 년 세월의 흔적으로 남아있는
그 옛날 내 어머니 모습이다
보상화형에 제비초리 모양의 경첩은 간결하고 절제된 선이 단아해서
언뜻 투박한 겉모양 퉁명스럽게 보이기도 하지만
검은 무쇠 경첩 사이마다 나뭇결 사이마다 어머니 손때를 입고
주제넘은 욕심 버린 지 오래라는 듯
방 한쪽 벽에 기댄 채 다소곳이 눈 내리깔고 좌정하고 있다
세상의 모든 문, 다 열려도 반닫이 문, 반 만큼은 굳이 열 수 없다는 저 고집
지조 강한 여인네처럼 놋쇠 자물통으로 꼭 여민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옷장
규방 처녀처럼 은밀한 비밀 한둘쯤 남몰래 감춰두고 싶은 여인 같다
생의 고비마다 덕지덕지 찌든 가난 눈물 자국 얼룩져도
아리고 아픈 속 반만은 접어두고 속내를 다 드러내는 일 없는
내 어머니 같은 반닫이
과장과 허식은 모른다는 듯 수수하다
시집『비내리는 강』에서
댓글목록
하영순님의 댓글

옛 여인의 보습 같은 반닫이
지금은 골동품 선호 하는 사람아 없지요 좋은 시 감사합나다
안향덕 시인님
안행덕님의 댓글의 댓글

하영순 시인님 반갑습니다
날씨 제법 춥죠
건강 조심하시고 탈 없이 12월 보내세요...^^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반백 년 세월의 흔적으로 남아있는
양반가 규범을 잃지 않은 단아한 모습은
옛날 어머님의 모습이라는 반닫이
저도 반닫이를 만나 보면서
어머님을 향한 그리움이 담아있는
귀한 시향에 머물다 갑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즐겁고 행복한 날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안행덕님의 댓글의 댓글

김덕성 시인님 반갑습니다
안녕하시지요
날마다 0하권이네요
건강 잘 챙기시고 탈없는 12월 보내시고 행복하세요....^^
이원문님의 댓글

네 시인님
시인님의 시를 읽고
용인 우리 동네 민속촌을 떠 올려 봅니다
잘 감상했습니다
안행덕님의 댓글의 댓글

이원문 시인님 반갑습니다.
민속촌 한번 가보고 싶습니다.
차거운 날씨 몸조심 하시고 건강하세요.....^^
안국훈님의 댓글

예전엔 집마다 있던 반닫이
새로운 가구에 밀려 사라졌지만
장인의 숨결 살아있어
볼 때마다 새로운 모습이 아름답기만 했지요
고운 하루 보내시길 빕니다~^^
안행덕님의 댓글의 댓글

안국훈 시인님 반갑습니다
안녕하시지요
날마다 춥습니다
차가워진 날씨 조심하시고
행복한 12월 되세요.^^
藝香도지현님의 댓글

예전에 반닫이 하나 있으면
양반집이라 여겼죠
그 반닫이가 어머니 손에 길들여지고
규수의 마음처럼 쉬 열리지 않죠
공감하는 작품에 함께합니다
코로나 조심하시고 따뜻한 저녁 되십시오^^
안행덕님의 댓글의 댓글

도지원 시인님 감사합니다
날마다 수은주가 내려 갑니다
차가워진 겨울 이겨 내시고
행복한 12월 되세요......^^
노정혜님의 댓글

옛날 우리 어머니를 보는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겨울바람이 찹니다 건강 잘 챙기셔요
존경합니다
안행덕님의 댓글의 댓글

노정혜시인님 반갑습니다
안녕하시지요
겨울 날씨 답게 춥네요
건강 조심하시고 12월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