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렁이 소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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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렁이 소의 추억
ㅡ 이 원 문 ㅡ
누렁아
네 고향 찾아 가니
너도 함께 따라 오렴
저기 저 보이는 곳은
우리 집 처음 올때
너 넘던 산등성이고
아래 쪽으로 돌아가면
질러 가는 우시장 길
너 팔리던 우시장의
그 우마답이 되겠지
송아지 띠 벗어난
코뚜레의 네 작은 소
처음에는 막 날뛰어
버릇 없다 얼마나 맞았니
그러다 배우는 일
통나무 끙게 끄는 일
그 처음 멍에 씌울때
아파서 그런지 그리 싫어 하더니
그 다음 쟁기질에
질마 얹어 짐 싣는 법
마지막으로 젊잖어져
마차멍에 씌워 마차 끄는 법
그리 말 잘들어 예쁨 차지 했던 너
논 밭갈이에 쟁기질
쌀가마니 질마에 얹어
장에 가서 물건 사오는 일
그리고 마지막 마차 끄는 일
어떻게 그리도 잘 끄는지
짐 싣으면 짐싣는대로
빈 마차면 빈 마차대로
누가 가르쳐 주는 듯
높 낮으지에 굽은 길 다리 건너는 꺾인 길
돌멩이까지 잘 피해 가며 그리 끄는지
이웃의 칭찬도 많이 받았었지
장터 길 혼자 잘 찾아 가고
논 밭 갈이도 곧게 굽게
어떻게 그리 잘 알어 쟁기를 끄나
콩밭이 있어도 콩잎 하나 안 뜯고
그 좁은 논 두렁 밭 두렁 길
누가 그리 가는거다 가르친 듯
보는 사람마다 입을 벌렸지
말 잘 듣고 혼자서도 잘 하는 일
힘들때 쉬면 꽤 핀다 맞았고
식구와 함께 식구 같은 너
등에 고삐 얹으면 혼자 집 찾아 가는 너
섣달이라 추운 겨울 덕석 입혀 놓으면
그 덕석으로 안 추울까 떨기도 했었지
짚 쌓아 놓은 마당 누렁이의 마답 쉼터
짚 쌓았다 찬 바람이 안 들어 올까
먼 산 바라보며 되새김질을 즐겼지
네 누렁이 소의 저녁 밥
무엇이 저녁이 될까
사랑방 큰 솥에 여물 가득 앉히고
군불 겸 쑤는 쇠죽솥에
콩깎지 무 벌레 먹은콩 씌래기 고구마 줄기
그 다음 다 쒀지면 쌀겨 한 바가지 섞고
섞으며 젓는 그 소리 얼마나 반가운가
워낭 소리 들려 주며 바라보는 모습
구융 가득 퍼다 주면 그리도 맛있게 먹는지
누렁이 소의 그 힘든 날의 추억 워낭 소리가 읽는다
댓글목록
안국훈님의 댓글

예전 소가 재산이던 시절
팔아서 학교 보내거나
자식 결혼 시키던 때가 있었습니다
신축년 새해를 맞이하시어
뜻하시는 소망 이루시길 빕니다~
백원기님의 댓글

그리운 추억의 누렁이 소에 대한 추억이 사라지지않는 시인님의 마음 안쓰럽기만 합니다.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고향을 찾으셨군요.
누렁이 소는 힘이 있지요.
또 옛날 그 집에 재산
제 1호를 찾이하고 있었습니다.
귀한 시향에 머물다 갑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2021년에도 건강하셔서
만사 형통한 한 해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