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심의 날들을 견디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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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초운김주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95회 작성일 21-01-14 08:11본문
상심의 날들을 견디며
생계는 막혔고 몸은 여기저기 아픈데
애써 잊고자 했던 물집 같은 쓰라린 기억들이
문득문득 필름처럼 자꾸 되살아난다
과거를 다 잊고 오로지 현재를 살자, 다시는
지나간 일들 때문에 지금 이 순간을 놓치지 말자, 고
수없이 되뇌였는데 또 이 소중한 순간을 놓치고
나는 왜 자꾸 뒤로 넘어지는가
홀로 넘어져 지나온 날들을 자꾸 되돌아보는가
바꿀 수 없는 것에 집착하면 고통만 더해질 뿐인데
상처의 날들과 화해하기가 너무나 어려울 때가 있으니
상심과 회한의 7부 능선을 굽이굽이 힘겹게 넘어
스스로를 달래며 다시 시간의 앞줄로 되돌아오며 생각한다
사람 발길 없는 눈 내린 넓은 묵정밭처럼
아무리 많은 책을 읽어도 가슴의 허전함 달릴 길 없으니
풀 길 없는 고독으로 허한 가슴은 무엇으로 채워야 하는 것일까
억새풀도 서로 기대어 서면 더 따뜻해지듯
혹 내 지난 쓰라렸던 날들을 은은히 어루만져 줄
맑은 바람이나 새뜻한 꽃나무 그늘같은 이가 있을까
그런 숲길 같고 흔들의자 같고 휴일정원 같은 은근한 사람이
아무도 모르게 세상 어딘가에 한두 사람쯤 있을까
봄이 여름으로 넘어가고, 여름이 가을로 넘어가듯
시린 과거를 접어서 책장처럼 내 가슴을 넘겨주며
새로운 삶의 페이지를 마음 깊이 함께 읽어줄 사람이
댓글목록
노정혜님의 댓글
노정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겨울은 지우고 지웁니다
꽃 피는 봄 날 폭우로 신음한 산들
먼지로 쌓인 우리 맘
가을추수로 망가진 들녁
전부를 지우고 지우고도 모자라
새하얀눈으로
온세상 깨끗합니다
누가 이 위다한 일 하려
겨울만이 듶을 수 있고 씻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래서 겨울이 좋습니다
그래서 그래서 눈 듶인 산이 좋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