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원된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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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책벌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92회 작성일 21-04-18 17:04본문
복원된 봄
정민기
작년에 지워졌던 봄이 올해 다시 복원되었다
봄은 구례 산수유마을부터
수수밭을 일구듯 가꾸어지고 있었다
빙폭이 된 물을 깎을 정도로 포근한 봄바람
구름 잔뜩 껴입은 하늘에서 이내
비가 내리고 목련꽃은 바닥을 닦기도 했다
골목길처럼 돌아 나오는 강물 저 끝에
순장(殉葬)된 고인돌이 섬처럼 솟아 있어
오래된 묵정밭이나 다름없었다
4월은 낙타의 계절, 혀를 휘두르며
입김을 내뿜는 팔영산 쌍봉낙타 네 마리
삼거리에는 우화 같은 24시 편의점이 있다
바람은 알 수 없는 문장을 나불대고
바닷물에 길게 깔린 햇살 양탄자 밟고
걸어가는 배 한 척 고동 소리 울린다
바라보는 손금은 흘린 국숫발 같다
다시 복원된 봄, 하늘은 모세가
지팡이라도 들었는지, 금세 구름이
양쪽으로 갈라지고 있었다
햇살 한줄기 끝에 꽃봉오리 걸려 있을 듯!
언젠가는 꽃씨 바람 타고 날아가겠다
아찔한 저 낙타 네 마리, 호미 같은 새가
하늘 한가운데 자라난 풀을 매고 있었다
백 년을 더 걸어왔을 봄
또다시 복원될 수 있을까마는
정민기 (시인, 아동문학가)
[프로필]
1987년 전남 고흥군 금산면 어전리 평지마을 출생
2008년 <무진주문학> 신인문학상 (동시 부문)
2009년 월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 (시 부문)
경력 '사이버 문학광장' 시·동시 주 장원 다수 / 동시 1편 월 장원<책 기타>
수상 제8회 대한민국디지털문학대상 아동문학상,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입선
지은 책으로 시집 《오랫동안 못 본 사이에》 등, 동시집 《콩자반에는 들어가기 싫어요》 등
동시선집 《책 기타》, 시선집 《꽃병 하나를 차가운 땅바닥에 그렸다》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수상시집 《여가 진도여》(공저)
전남 고흥군 봉래면 거주
e-mail : jmg_seelove1@hanmail.net
정민기
작년에 지워졌던 봄이 올해 다시 복원되었다
봄은 구례 산수유마을부터
수수밭을 일구듯 가꾸어지고 있었다
빙폭이 된 물을 깎을 정도로 포근한 봄바람
구름 잔뜩 껴입은 하늘에서 이내
비가 내리고 목련꽃은 바닥을 닦기도 했다
골목길처럼 돌아 나오는 강물 저 끝에
순장(殉葬)된 고인돌이 섬처럼 솟아 있어
오래된 묵정밭이나 다름없었다
4월은 낙타의 계절, 혀를 휘두르며
입김을 내뿜는 팔영산 쌍봉낙타 네 마리
삼거리에는 우화 같은 24시 편의점이 있다
바람은 알 수 없는 문장을 나불대고
바닷물에 길게 깔린 햇살 양탄자 밟고
걸어가는 배 한 척 고동 소리 울린다
바라보는 손금은 흘린 국숫발 같다
다시 복원된 봄, 하늘은 모세가
지팡이라도 들었는지, 금세 구름이
양쪽으로 갈라지고 있었다
햇살 한줄기 끝에 꽃봉오리 걸려 있을 듯!
언젠가는 꽃씨 바람 타고 날아가겠다
아찔한 저 낙타 네 마리, 호미 같은 새가
하늘 한가운데 자라난 풀을 매고 있었다
백 년을 더 걸어왔을 봄
또다시 복원될 수 있을까마는
정민기 (시인, 아동문학가)
[프로필]
1987년 전남 고흥군 금산면 어전리 평지마을 출생
2008년 <무진주문학> 신인문학상 (동시 부문)
2009년 월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 (시 부문)
경력 '사이버 문학광장' 시·동시 주 장원 다수 / 동시 1편 월 장원<책 기타>
수상 제8회 대한민국디지털문학대상 아동문학상,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입선
지은 책으로 시집 《오랫동안 못 본 사이에》 등, 동시집 《콩자반에는 들어가기 싫어요》 등
동시선집 《책 기타》, 시선집 《꽃병 하나를 차가운 땅바닥에 그렸다》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수상시집 《여가 진도여》(공저)
전남 고흥군 봉래면 거주
e-mail : jmg_seelov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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