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강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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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인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268회 작성일 21-05-07 04:33본문
애강나무
빨갛게 익은 애강(산사)이
대추보다 더 다닥다닥 달라붙어
늦가을 일어나는 바람에도
흔들릴지 언즉 흩어지지 않았다.
나는 어릴 적부터 어떤 의지가
나뭇가지처럼 뻗어내려
점점 굳어져 단단해진 껍질만큼
고집스럽게 꿈을 키웠다.
마을을 지나가던 새들마다
나를 향해 앉아 노래를 불러주었고
새들이 하늘위로 날아오를 때면
소년의 상상력은 구름위로 치솟았다.
누구도 내 손을 붙잡아주지 않았지만
나는 스스로 두 손을 뻗어
애강나무 정수리를 힘 있게 붙잡고
찢어지지 않는 깃발을 달았다.
여름날 뇌성이 하늘을 태우듯 요란하고
삼년 치 폭우가 삼림을 삼킬 때
내 소원을 알고 있는 애강 나무는
뿌리를 꺾는 흙탕물에도 넘어지지 않았다.
내가 놔두고 떠난 애강 나무는
아직도 내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려나.
그 깃발은 아직도 펄럭이려나.
오랫동안 잊고 살아온 내가 부끄럽다.
2021.5.8
댓글목록
안국훈님의 댓글
안국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애강나무 줄기마다
수많은 사연을 달고 찾아오나 봅니다
어느새 활짝 피어난 아카시아 꽃향기가 그윽하니
저녁 산책길을 즐겁게 해줍니다
고운 금요일 보내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