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끼의 시간 (안부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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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끼의 시간
주말 내내 비가 왔다
할 일은 많은데
비가 오면 비를 맞으며 해야 할 일이 빗방울보다 더 많다
아무리 모자를 쓰고 우의를 입어도 파고드는 비
온몸이 비다
아니 나는 없고 그냥 비다
비가 걸어 다니고 가끔 비가 중얼거렸다
물이 흘러야 하는 길을 만들고 빗물이 되어 흙 속으로 스며
뿌리까지 가기도 해야 하는 일
비가 오는 시간만큼 머릿속에선 비가 머리를 풀어 헤쳤다
섶을 타고 오르는 비
얼마나 더 무성히 자라야 꽃을 피우려는지
섶만 무성한 비
홰에 오를 시간을 알리는 수탉처럼
산 중턱을 휘감는 안개가 노을처럼 홰를 친다
해지는 줄도 모르던 놀이를 엄마가 산통을 깨듯
아내의 성화에 놀이는 파 되고
울먹울먹 몸을 눕혔는데
창밖 동무들 놀이는 아직도
창문 타고 넘기 놀이
나뭇잎 타기 놀이
개구리와 줄넘기 놀이 한창이다
밤새 몸으로 이끼가 자랐다.
댓글목록
오영록님의 댓글

다들 안녕하시지요. 코로나시대에 만나뵙지도 못하고 이렇게 인사올립니다. 머잖아 좋은소식에 회포를 풀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그날까지 건강관리 잘 하시고 좋은 시 많이 쓰시기 바랍니다. 다 한두번씩은 뵙고 아시는 분들이죠/ 저를, 제가 모르시는 분도 계신가요.?
시앓이(김정석)님의 댓글

반갑습니다. 자주 빕고 좋은 시로 만나기를 빕니다.
노정혜님의 댓글

빈깁습니다 코르나가 만남은 막았습니다
시 마을 행사때 뵈었죠
건강한 날 오면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요
우리 모두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안국훈님의 댓글

요즘은 누구나
각자 도생의 시대를 살고있지 싶습니다
싱그러운 오월의 바람결처럼
늘 건강 먼저 챙기시며
고운 날 보내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