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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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감자
그곳엔 이맘때면
매실도 앵두도 살구도 없고
자줏빛 감자 꽃만 파도만큼 출렁이고
붉은 찔레꽃 푸른 바람에 휘날렸다.
햇빛이 쏟아지는 마당에는
어머니 물레질소리 고달프고
무겁게 실은 소달구지는
푸석대는 신작로 길로 굴러갔다.
보릿고개길 멀고 또 멀어
지친 아낙네와 아이들은 스러지고
멀건 죽 한 그릇에
아버지 지게 짐은 천근 어깨를 짓눌렀다.
황사먼지 뿌옇게 마을을 떠돌고
굴뚝 연기도 흔들거렸다.
감자 꽃 지려면 아직도 먼데
배고픈 아이들은
깻묵 한 조각에 잠이 들었다.
자주 감자 꽃 출렁이는 둔덕에서
서러웠던 시절에 발을 담근다.
202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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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노정혜님의 댓글

그때 지금 배 고픈 계절이죠
보리도 아작은 아니고 감자는 한참을 기다려 하는 시절이죠
그대 참 힘들었습니다
지금 버려지는 음식 옷 너무 많습니다
저렇게 흔전만전 하다가 염려도 됩니다
좋은 날은 오겠죠
우리는 저력있는 민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