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기름 한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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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안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98회 작성일 18-04-16 13:08본문
참기름 한 병/김안로
참기름 한 병 들고 집으로 갑니다.
구십이 다 된 큰누나가
언제 방앗간에 부탁해 만든 참기름병
어디다 두었는지 도무지 생각이 안 난답니다.
막내를 주겠다고 신문지로 단디 말아서
꼭꼭 챙겨 논 참기름 한 병
어디로 숨었을까요.
가져가란 말이라도 꺼내면 찾았을 텐데
요즘 들어 깜박깜박 잘 잊어버립니다.
아파트 구석구석을 다 뒤져봐도
안 보인다고만 하니, 저승사자라도 내려와
노인의 기억을 먼저 데려갔을까요.
마침, 오늘은
‘참기름 한 비 니 운제 가갔노’하기에
싱크대 안쪽 구석에 얌전하게 선 참기름병
금방 찾았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눈시울이 다 젖어, 참기름처럼
눈물이 볼을 타고 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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