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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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방
藝香 도지현
그렇게 고귀하고
우아했던 연꽃이었는데
점점 파리해지고 빛을 잃는다
삶의 끄나풀이
한 겹 한 겹 벗겨져 나가
썩은 동아줄이 되어
금방이라도 끊어질 듯 푸석푸석하다
파랗게 핀 곰팡이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더니
벽 전체를 덮어
죽음의 냄새가 물씬 풍기고
힘없이 돌아가는 환풍구는
금방이라도 멈추어 설 것 같아
그렇지 않아도 가쁜 숨을
더 가빠지게 재촉하는 것 같아
조여 오는 숨통을 더욱 옥죄는데
……………………………………….
이윽고 사위어 보이지 않는 연꽃
댓글목록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연꽃의 아름다움은 극치를 이른다고
말할 수 있지만 물에서 그것도 진흙탕
속에서 그 아름다움. 참 신귀하고 고귀합니다.
그 고귀하고 우아했던 연꽃이 점점
파리해지고 빛을 잃는 검은 방이아닌가 합니다
귀한 시향에 머물다 갑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안국훈님의 댓글

한 달 넘게 물통에서 발아시킨 백련의 싹을
어제는 작은 웅덩이에 이식을 했습니다
힘은 들었지만 새로운 세상에서
잘 적응하여 연꽃이 만발되길 기원했답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빕니다~^^
이원문님의 댓글

네 시인님
세상의 것 모두는
수평의 원리인데 추함이 있다 해서
모두가 추함일까요
곧 수평이란 돌고 돌아야 하는
순리라 말 할 수 있겠지요
존재를 위해서 말입니다
잘 감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