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목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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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인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280회 작성일 21-06-13 19:29본문
고사목 앞에서
백골만 앙상한 가슴은
비 오는 날에도 우두커니 서서
쏟아지는 빗물을 쫄딱 맞으며
잃어버린 시간들의 기억까지 잊었다.
수만 가지를 사방으로 뻗어
억만의 잎을 하늘위로 쏟아 부으며
굵은 나이테를 만들기 위해
한 번도 눕지 못한 채 휘청거렸다.
밤하늘 별 보다 많은 시간들을
오로지 거목의 꿈 하나에 전부를 걸고
치솟는 패기를 오장육부에 쏟아 부었다.
시름시름 앓던 시간들이
어느 날 전깃줄처럼 끊어지던 날
잎과 껍질을 모두 벗겨가고
일어선 채로 고사목이 되었다.
유령처럼 흐느적대는 고사목을 보면
머잖아 들통 날 내 신세 같아 씁쓸하다.
오늘은 쏟아지는 햇살도 차갑다.
2021.6.13
댓글목록
이강철시인님의 댓글
이강철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습니다 ㅎㅎ
기시감이 들 법도 한 시임에도
전혀 그런 기색이 없이 자연스럽게 읽히는 시입니다
언제나 훌륭한 시를 쓰는 박인걸 시인께 고맙다고 인사를 전합니다 추천
잘 읽었습니다
..
안행덕님의 댓글
안행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굵은 나이테 만큼이나
화려한 시인님의 시력 앞에서
자연의 무상함도 배워 갑니다
뜨거운 햇살도 차갑게 느끼 볼 까합니다
고운시 감사합니다......^^
노정혜님의 댓글
노정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목에 초록잎 달렸습니다
바랑에 춤 춘다
늙었다고 하지마라요
고목에도 열정이 있고 계절이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인걸님의 댓글
박인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세 분의 작가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