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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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인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49회 작성일 21-06-21 02:18본문
들풀
한 해만 살고 스러지는 풀들은
무엇을 꿈꾸며 살기에 저토록 무성할까?
바람에 휘둘리며 엎어져도
억세게 일어서는 힘의 원천은 무엇일까?
찢기고 밟히고 눌리고 잘라내도
풀은 죽지 않고 살아난다.
벌레에게 갉아 먹히며
들짐승들에게 뜯어 먹혀도
풀은 여전히 세상을 푸르게 점령한다.
한 뼘도 안 되는 잡초와
나무처럼 자라 새들이 깃드는 들풀도
나름대로의 모양과 색깔로
짧은 생애를 존재감으로 산다.
어지럽게 피어나는 꽃잎과
홧홧한 저 들판의 풀냄새는
호흡하는 생명체들을 흥분시킨다.
형형색색의 씨방 속에
고이 숨겨놓은 복잡한 비밀은
여름 들판을 푸르게 만드는 파일이다.
여름풀은 쉽게 주저앉지 않고
억세게 일어서서 뒤엉킨다.
비탈의 잡목으로 어설프게 사느니
차라리 무성한 들풀로 살다 눕고 싶다.
2021.6.21
댓글목록
안국훈님의 댓글
안국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요즘 잦은 여름비에 무성하게 자란
들풀의 생명력을 보노라면
새삼 위대함을 느끼게 됩니다
깊어지는 여름날의 아름다운 추억처럼
행복한 한주 맞이하시길 빕니다~^^
魔皇이강철님의 댓글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훌륭한 시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