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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팔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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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조미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31회 작성일 21-07-05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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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팔꽃 ㅡ 조미자

나팔꽃을 보면 외할머니 같다
할머니는 담장 가득 나팔꽃을 피우셨다
아침이면 남빛 나팔이 활짝활짝 열렸다
넝쿨 따라 한 발 한 발 오르는 꽃들이
사이 좋게 웃으며 담장을 덮으면
여름 더위도 시원하게 살랑였다

할머니가 가물가물 가신 길을
하늘하늘 따라가신 엄마
남치마에 흰저고리
할머니 얼굴 엄마 얼굴
나도 그 넝쿨에 달려 피어나리
환하게 웃어도 꽃술 밑엔
어디에도 못한 말 숨어 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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