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그때 그랬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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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그때 그랬더라면
- 박종영
어머니 거친 손 거룩하게 보일 때
남이 볼까 부끄러움 모두 버리고
나 그때 덥석 안으며 넓은 가슴에 안겼더라면,
산골 물 흐르는 푸른 나뭇잎 닮은 순이
옷소매 부여잡고 눌러살자던 가여운 속삭임
나 그때 그 소리 올바로 듣고
기름진 땅에 집 짓고 올망졸망 살았더라면.
세상살이 내것 인 양 뽐내고 탐하며
함부로 소중한 세월 헛되이 보낼 때,
피붙이 찾아와 값비싼 아픈 말씀들
나 그때 그 쓴소리 귀담아 새겨들어
바람처럼 떠돌지 않고 눌러살았더라면,
갖가지 웃음으로 아첨하던 유혹들
나 그때 손사래쳐서 멀리하고
흙냄새 닮은 순이와 오순도순 살았더라면,
밝은 세상 읽고 깨우침 얻은 지금,
내 행복이 내 평생의 의무가 되어있는 것처럼
나 그때 그랬더라면.
댓글목록
안행덕님의 댓글

박종영 시인님 반갑습니다
어디서나 옳곧은 시인님
지난 세월
다시 돌아 보면
후회가 되는 일 더러 있지요?
귀한 시향에 잠시 고개 숙여 봅니다.
무더위 물러가라 매미가 자지지게 울고 있습니더.
즐거운 날만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