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발 선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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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행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33회 작성일 21-08-06 18:53본문
게발 선인장
호월 안행덕
우리 집에 화려한 공작 한 마리 산다
목숨을 담보로 무성하게 자라나는 발
게 발 몇 개 잘라냈다고 죄가 될까 싶어
눈물은 못 본 척 게걸음으로
작별을 재촉해 동행했지만
살아있는 발을 잘랐으니 얼마나 아플까
낯설고 물 설은 타향 같은 은신처
작은 화분 하나 제공했지만
잘린 발로, 목발도 없이 혼자 일어서려
얼마나 힘들었을까
목마를 때 물 한 방울 준 일밖에 없는데
상처 난 발끝이 아물고 새살이 돋고
발끝마다 진분홍 꽃을 매달고 보란 듯이 웃는다
옮겨온 지 3년 차 발끝마다 꽃무늬 단장하며
공작새처럼 화려하게 꼬리를 활짝 펴고
아늑한 거실에서 대관식을 꿈꾼다
시집『삐비꽃 연가』에서
댓글목록
백원기님의 댓글
백원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게발 선인장의 앞날을 기대해 봅니다.
안행덕님의 댓글의 댓글
안행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백원기 시인님 반갑습니다
늘 행복한 날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