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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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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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건
조회 615회
작성일 21-08-24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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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물
늦여름 비에 빗물이 고인다.
사방에서 흘러 온 빗물이
우묵한 곳에 가득 가득 고인다.
가득 고인 빗물은 다시 길을 찾아 떠난다.
그 빗물은 돌고 돌아 어디론가 사라진다.
배롱나무 붉은 꽃 하염없이 피어나고
울밑 봉숭아 흐드러지게 피던 날
어린 누나 손톱 꽃물들이던 까만 기억에
세월의 징검다리 끝에 서 있는 나를 보았다.
왕잠자리 하늘높이 날아오르고
잎들 누릇누릇 가을을 알리던 날
나의 신분이 나그네인 걸 깨달았다.
오늘 내리는 빗소리는
틀림없이 또 한 계절을 데리고 멀리 떠나고
몇 밤만 자고난 빈 자리에는
가을이 나그네를 데리러 문밖에 서 있을 거다.
하늘가를 표락하던 늙은 나그네는
쏟아지는 빗소리에 많이 초조하다.
곧 낙엽 지는 소리를 들어야하기 때문이다.
오늘 내리는 빗물은 왜 그런지
자꾸만 가여운 노심(老心)을 각성시킨다.
202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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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안행덕님의 댓글
안행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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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비 소리 없이 내리면
낭만이라도 있을걸
태풍과 함께 쏱아지는 비에
여기저기 아우성이네요
고운 가을날 되시고 행운 가득하세요. 시인님
박인걸님의 댓글
박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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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안행덕 작가님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