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쓴 역사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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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호월 안행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8건 조회 433회 작성일 18-05-01 10:36본문
그림으로 쓴 역사책 / 안행덕
( 반구대 암각화 )
태화강 상류 병풍처럼 펼쳐놓은 암벽 사이를 흘러가는
대곡천(川)은
몇 천 년 동안 암벽을 안고 돌며 역사 공부를 한다
선사시대 저 먼 옛날 맨살로 암벽에 매달린 수염 텁수룩한 남자를 만나고 벼랑에 그려진 그림 이야기를 들으며 돌돌 졸졸 외우며 흘러간다.
옛날 옛적에 그 사내는 암벽에 그림을 그리고 쪼아내고, 긁어내고, 점으로 새기며 간절한 바람을 손가락 몇 개로 조율했을 돌도끼 소리 음률처럼 들리는데, 수염이 텁수룩한 남자는 목젖이 붇고 핏줄이 서고 손등이 터진 아픔을 견디며 혼신을 담아 이 역사책을 만들며 생명 없는 그림을 살려내려고 무당처럼 신을 불러들이고 주술을 걸고 기원하며 외줄을 타는 곡예사처럼 아찔하게 매달린 채 숙명처럼 망치질로 역사를 기록했는데
수염고래, 귀신고래, 작살에 맞은 고래, 새끼 밴 고래, 상어, 물개, 물범, 독수리, 늑대, 여우, 거북이, 멧돼지 표범, 너구리, 새끼 밴 호랑이, 함정에 빠진 호랑이, 교미하는 곰, 새끼를 거느린 사슴, 짐승을 잡는 사냥꾼, 작살 창을 든 사람, 배를 타고 고래를 사냥하는 어부, 그물에 걸린 물고기, 춤추는 남자. 악기를 부는 사람, 탈을 쓴 무당, 옷 벗은 남자, 여자의 뱃속까지, 배 속의 아이까지 남자가 아는 모든 것을 바위에 그림으로 새기며 후손을 염려하고 걱정했겠지 남자의 거친 숨소리 토해 낼 때마다 한 마리씩 한 사람씩 그림으로 살아나 역사책으로 들어간 이야기를 대곡천은 날마다 암기하며 우리에게 전하네
오늘도 반구대 대곡천 물살이 출렁일 때마다 바위에 새겨진 선사시대 생물들 잠시 우르르 벌떡 일어났다가 벼랑의 암벽, 그림책으로 다시 들어간다
시집 『비 내리는 江』에서
댓글목록
백원기님의 댓글
백원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비밀하고 신비스런 반구대 암각화를 시인님을 통해서 알게됩니다. 수렵생활을했던 원시의 사람들이 남겨놓은 뜻깊은 유적인가 합니다.
호월 안행덕님의 댓글의 댓글
호월 안행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백원기 시인님 반갑습니다
안녕하시지요. 날마다 행복하세요
박인걸님의 댓글
박인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암각화를 다녀오셨군요
화면과 인테넷어서만 보았습니다.
그 옛날 누군가가 그린 그림이
이토록 긴 역사를 거쳐 오는 동안
수많은 사람들에게 인간의 발자취와 예술과 문화를
벽에 새겨서 전해 오게 하니 참 귀한 자료입니다.
우리 시인들의 시가 영원히 남아
후대 사람들에게도 풍성한 사유를 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호월 안행덕님의 댓글의 댓글
호월 안행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박인걸 시인님 반갑습니다
옛날과 달리 요즘은 곳곳에 박물관이고
가는곳마다 관광지이지요
역사 자료 보존이라고 암각화 그림,울타리치고 가까이
가지도 못하게 하지만 , 많이 퇴화되어 가고있어 안타깝지요.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정심 김덕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안행덕 시인님
오늘 태화강 상류 암벽 사이를
흘러가는 대곡천에서
신비스러운 반구대 암각화를
구경하면 역사 공부 잘 하였습니다.
수강료는 다음에 드려야겠네요
시인님 감상 잘 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오월도 건강하게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호월 안행덕님의 댓글의 댓글
호월 안행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김덕성 시인님 감사합니다
싱그러운 오월이 시작됩니다
오월은 가정의 달이지요
행복한 5월 되세요
안국훈님의 댓글
안국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 예전에 어렵사리 써놓은 그림 이야기
지금 들어봐도 재미있고
아름다운 생활 이야기처럼 들립니다
신비스러운 반구대 암각화 속 이야기처럼
고운 오월도 아름다운 세상 되면 좋겠습니다~^^
호월 안행덕님의 댓글의 댓글
호월 안행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안국훈 시인님 반갑습니다
선사 시대 그림들 신기해요
도구도 없는 그시절 그린게 아니고
암벽을 긁고 파내어 그린 그림들이
그때의 이야기로 전해 오지요
오늘도 즐거운 날되세요 안국훈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