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헛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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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미루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79회 작성일 21-09-08 22:50본문
아버지의 헛간
- 예솔 전희종
부모님이 하늘나라로 떠나신 후
비어버린 고향집 쓸쓸한 헛간에
아직도 켜켜이 쌓여 있는 솔잎 더미
한 해의 가을걷이가 끝나면
겨울을 덥혀 줄 땔감을 긁어모으러
앞산 뒷산을 누비시던 아버지의 유산
한 갈퀴 두 갈퀴
지게 바작에 태산처럼 쌓이면
바람에 날릴세라
가족 사랑의 새끼줄로 꼭꼭 동여맨
솔잎 지게를 등에 지고
유행가 한 곡 흥얼거리시며
개선장군 되어 내려오신 아버지
한 아름 두 아름 땀방울을 섞어가며
노적처럼 쌓아 놓으셨지
세월 따라 시골에도
보일러 난방이 들어오고
프로판 가스도 들어오면서
아버지의 헛간에서는
그 솔잎 더미가 아궁이를 잃고
세월의 뒤안 길에 앉아
다 떠나버린 빈집을 지키며
아버지를 그리워하고 있네.
댓글목록
미루샘님의 댓글
미루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작노트
시골에서 자랄 때 하교하면 땔나무하러 다니던 추억이 있습니다.
아버지는 갈퀴로 솔가루를 긁어 모아 새끼줄로 동여 메어 지게지고
집으로 오셔서 헛간에 쌓아 놓고 겨울 동안 땔감으로 쓰곤 했었지요.
그러나 시골에도 보일러가 들어 오며 난방 혁명이 일어나 그 솔잎
땔감은 수명이 다했지요. 그렇지만 아까워 버리지 않고 헛간에 쌓아
둔 채 그대로 있네요. ㅎㅎ
꿈길따라님의 댓글
꿈길따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녜, 시인님
세월 따라 시골에도
보일러 난방이 들어오고
프로판 가스도 들어오면서~
시대 변천하게 되니
예전의 생활이 떠올려 지고
추억속에 아버지가 그리움으로
가슴 한켠에 물결치고 있으리라 싶습니다
은파는 서울에서 태어나
살아서 그런 추억은 없지만
어린시절 자상하게 늘 이끌어 주시던
아버님이 가슴 한 켠에서 일렁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