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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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성백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53회 작성일 18-05-02 04:12본문
바람의 말씀 / 성백군
바람이
분다
창문이
덜커덩거리고
베란다에
내놓은 행운목이 연신
굽신거린다
강풍, 순풍,
역풍,
샛바람, 하늬바람,
마파람, 높바람
꽃바람, 산들바람,
소슬바람, 칼바람, 이들 다
몸은
본적 없는데 다녀간 흔적은 있고
스스로
소리를 내지 못 하지만 부딪히면
말이
된다
나는
종일
목이
쉬도록 고함을 질러도
나뭇잎
한 잎 까딱도 하지 않고
손금이
닳도록 손바닥을 비벼도
풀
한 포기 옮길 수 없는데
저
바람은
보이지도
않는데
어디서
저런 힘이 나오는지……,
바람이
분다
베란다에
행운목이 굽신거린다
‘너도 나처럼 네가 보이지 않으면,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비우면,
새 힘이 솟는다’라고
텅
비워, 덜커덩거리는 바람의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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