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성화(聖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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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성화(聖化)
까마득한 시간의 기억들이
아직은 공백 건망증에 갇히지는 않았다.
산도토리들이 우박처럼 쏟아지던
질맷재 길을 걸어 넘을 때
무릎연골이 여물지 않아 보폭이 좁아도
늙은 자작나무 굽어보는 정상을 향해
작은 아이는 숨을 몰아쉬어야 했다.
그 후 보폭이 길어진 나는
아주 오랜 세월의 풍상을 밟으며
황사바람 부는 세상을 쫓아다니는 동안
반반하던 이마에 주름은 깊고
청아하던 발음에 바람이 새는 소리가 난다.
두 손에 움켜쥐었던 시간들이 지금은
내 영역을 벗어나 따라잡을 수 없다.
꽃잎에서 풀잎으로 그리고 단풍잎으로
잔나비처럼 뛰어다니는 시간은
알맹이는 몽땅 쓸어가고
온갖 죽정이 들만 내 발 앞에 던졌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삶의 껍데기들만
차곡차곡 시간의 무대에 쌓였다.
시간을 성화시키지 못한 나는
결국 시간의 포로가 된 채 질질 끌려간다.
뒤돌아보면 삶은 결국 시간과의 다툼이었고
어지간한 자는 시간을 이기지 못한다.
생과 사를 틀어쥔 시간 앞에
오래산 자들은 처분만 기다릴 뿐이다.
2021.9.24
댓글목록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올 추석명일은 작년과 달리 여유를 주어
자녀들이 다녀가셔서 행복한 추석명절이 되셨다니
무엇보다 감사한 일입니다.
저는 잘 지내기는 했는데 올해도 우리 둘만의 추석이 되었습니다.
금년까지는 오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해서 각자
집에서 감사예배를 들이도록 하였습니다.
백신도 우리 민족이 70% 접조을 하였다고 하는데
돌파감연이 많이 발생하는 단계입니다.
저는 시인님께서 염려해 주시고 기도해 주셔서
추석명일 잘 지냈습니다. 감사합니다.
시인님 께서도 코로나 조심 또 조심하셔서 어려운
이 고비를 잘 이겨 나가시기를 바랍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풍요로운 가을입니다.
늘 건강하시고 교회와 온 가정이
하나님의 은혜가 넘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안국훈님의 댓글

자연 속에 살아가는 일생은
한편의 드라마 같고 소설 같지 싶습니다
마음은 젊은데 거울을 보면 낯익은 백발의 노인을 만나듯
인생은 참 짧기만 해도 배우고 나누는 재미가 있어 그나마 다행입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빕니다~^^
恩波오애숙님의 댓글

[시간을 성화시키지 못한 나는
결국 시간의 포로가 된 채 질질 끌려간다.
뒤돌아보면 삶은 결국 시간과의 다툼이었고
어지간한 자는 시간을 이기지 못한다.
생과 사를 틀어쥔 시간 앞에
오래산 자들은 처분만 기다릴 뿐이다.]
녜 시인님 참으로 전능하신 우리 주
심판대 앞에 설 때 두려워 떨어야 할 시향입니다
하지만 그나만 그저 주 은혜로 구원주
대속의 사랑에 힘입고 [너 죄 없다] 예수 그리스도
십자가 보혈로 인정함 받아 영생 얻게 하셨사오니
저 천국의 영화 바라보며 남은 삶을 주만 바라보며
세월을 아끼며 살아가리 잠시 다짐 해 봅니다.
늘 건강 속에 향필하시길 주께 기도 올립니다.
박인걸님의 댓글

김덕성 시인님
안국훈 시인님
은파 오애숙 시인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