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엔 이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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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엔 이별이 없다/유상옥
시월이 오면 이별인가
쑥부쟁이 햇살 털면 가을이 오고
산처럼 몸이 자란 등어리에
이별 보따리 짊어진단 말인가
차라리 뙤약볕에 찢어진 살결을
파란 하늘에 덮어주고 아무도 찾지 못한
풀벌레 초막에 별초롱 하나 던지면
가을도 허리춤에 손수건 꺼내들고
바람을 날리며 시간의 머릿털을 쓸어내며
눈동자마다 풀지 못한 속삭임을 꺼내 들고
시간의 뒷걸음을 이야기 할 때 아닌가
아직 풀지 못한 한 여름의 수수께끼는
갈대처럼 스산한 움직임으로 밤을 지키는데
이 가을에 누가 떠난단 말인가
행여 외로운 세상 나그네의 헛소리가 이 가을
한 줄의 광고가 되어 또 누구의 가슴을 설레게
하려 하는가 헤어지면 끝이라고 붉은 깃발을 흔드는
산자락 젊은 시냇가의 소리가 들리는 것인가
삶은 가을이라 죽어도 가을의 발길을 떠나지 못하는
계절의 발길이여, 가을엔 떠나야 하는가
차라리 쑥부쟁이 모이고, 갈대꽃 피는 바람의 고향으로
가자 거기 비록 가을은 노을이 되어 한 세월 뜨겁게
살았다는 전설 남기고 이 산 저 산 울림 정겨우면
가을엔 이별이 있을까
댓글목록
안행덕님의 댓글

쑥부쟁이 만발한 가을에
이별을 알리는 고운 단풍 때문인가요
가을엔 이별은 없다는 단호한
시인님 목소리,
이별은 또 만날 날을 기약하기도 하지요..........^*^